[좋은시를 찾아서] 광화문에서 -의자를 바라보며-
[좋은시를 찾아서] 광화문에서 -의자를 바라보며-
  • 승인 2022.08.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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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엽 조정찬

번들거리는 네 몸매에서는

권력에의 굳센 의지 추하게 배어나고

배고프다 엿 바꿔 먹었나

젊은 날 신념의 잔해 애처롭도다

차마 앉기 두려워 서성이는 양심

아침나절 인사치레쯤으로 돌리면 그만

키워도 키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덩어리 버무려

해 짧다 아쉬워하는 일상 쳇바퀴 돌고

큰 의자, 높은 의자 좋아하기는

대가리 푹 들어가는 모자 주워 쓴 놈마냥

인습으로 굴러가는 아귀다툼

네 진면목 갈수록 가관이구나

명절날 귀에 박힌 물음

의자 바꿔 앉았나

근정전 용상이 내려다보며 묻는 말

잿밥에 눈멀어 선비스러움 잊었느냐

◇조정찬= 1955년 전남 보성군 출생. 호: 霜葉. 서울법대 및 대학원졸업. 21회 행시합격. 법령정보원장역임. 저서:신헌법해설, 국민건강보험법, 북한법제개요(공저) 등.

<해설> 풍자가 날카로운 시를 써도 전혀 개의치 않는 중심 있는 시인의 글을 보며, 참 훌륭하시다는 생각을 한다. 의식 있고, 중심 잘 잡힌 글쓰기가 쉬운 일을 아니다. 조상의 호통에 의자 바꿔 앉은 어느 이가 정신 바짝 차리는 소리가 들렸으면 한다. 옛 공간에서 느끼는 감회는 자신을 돌아보고 현실의 비뚤어짐을 바로 서게 기원하는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는 깊은 맛이 있는 글이다.

-정소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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