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원 등 중부지방 2.9배↑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 상승
정체전선 양상·폭우 형태 달라져
기후위기 본격화…사전 대비해야
정체전선이 가로로 긴 띠 형태로 발달해 중부지방부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인데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잦아질 가능성이 커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 8월 초순 남부권역은 10일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경북 북부 중심으로 비가 오기 전까지 폭염이 이어졌다. 10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올 8월 1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 지역 평균은 대구경북 31㎜ 이상으로 평년 8월 초순의 75.3㎜보다 약 2.4배 적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권역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폭우로 인해 평년보다 올해 8월 초순 강수량이 약 2.9배 많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8월 초순 평년 누적 강수량 지역 평균은 119.1㎜인데 올해 347.4㎜ 이상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동서 방향으로 띠 모양으로 길게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은 남쪽에서부터 다량의 수증기 유입이 극대화되고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우리나라 중부지역 상공에 형성됐고 강한 비 구름대를 동반했다.
통상적으로 정체전선은 남부지방에서 먼저 영향을 끼친 후 북상하는 경향이 강한데 올여름은 중부지방에 먼저 영향을 끼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정확한 추세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뚜렷한 것은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무는 현상이 예년보다 올여름에 유독 드러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수증기 양이 많아지며 정체전선 양상과 폭우 형태 등이 모두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각계에서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9일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작년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내놓은 보고서만 봐도 21세기 중반 정도가 되면 우리나라는 여름이 더 길어지고 강수량은 더 많아지고 폭우의 기회는 더 늘어나는 쪽으로 변화한다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폭우와 폭염이 상존하는 현상이 나타날 확률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우가 지난겨울부터 이어진 지독한 가뭄을 해소하는 신호탄이 될지도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 평균은 546.8㎜, 이중 경북권은 352.1㎜로 예년 대비 각각 73.2%, 55.3%밖에 되지 않았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