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중요성
[교육논단]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중요성
  • 승인 2022.08.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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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독서교육이 마지막으로 꽃피워야 할 지점은 바로 학교도서관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책 읽기부터 책쓰기, 인문학 등 내가 참 좋아했던 대구의 인문독서 정책도 많았지만, 막연하게나마 결국은 학교도서관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학교도서관에 더욱 밀착한 인문독서 정책이야말로 학생의 삶과 책을 이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이다. 학교도서관은 독서교육의 중심에 그쳐서는 안 되고, 모든 교육 전반이 실제적으로 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사서교사는 전문 사서임과 동시에 교사다.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수학습활동과 자원을 통합하며, 학생을 가르친다. 학교 교육과정의 운영에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더욱 깊어지기 위해서는 사서교사가 교육적 역할 전면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독서교육 영역이나 정보활용교육을 넘어서서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관련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학년이나 교과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의 활용에 대하여 학년이나 교과교사가 사서교사와 활발하게 소통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사서교사가 다른 교사의 수업의 원활화를 돕는 정도로의 도서관 ‘협력’ 수업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사서교사 주도형 융합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는 등 사서교사의 교수활동에 대한 논의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래교육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IB학교에서 역시 사서의 역할은 지대하다. IB교육에서는 학교도서관이 모든 교육과정 운영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연초에 열렸던 국내 IB학교 교사모임에서 만났던 몇몇 사서들의 모습은 아직도 인상 깊다. 언어교육과 관련하여 모인 다른 학교 교사와 마찬가지로 사서들 역시 적극적으로 책을 활용한 언어교육의 방법에 대한 경험을 나누었다. 프로젝트의 운영에 있어서도 단지 책을 소개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되어 프로젝트를 실천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출처를 밝히는 방법이나 학문적인 정직성에 대한 안내 등 저작권과 관련한 교육도 사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학교도서관에 미디어교육과의 연계성을 높인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단순히 전자책, 오디오북 제공 정도가 아니라 정보의 탐색 등 정보화 관련한 역할들도 도서관에서 맡고 있는 경우도 많다. 결과적으로 각종 지식 자원의 허브 역할을 도서관이 맡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추천하고, 도서관을 정비하고, 독서를 장려하는 것 이상의 일들이 도서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일선 학교에서는 정보교육을 도서관과 다소 멀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사서교사야말로 전자 자료와 도구를 선정하고 평가하며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정보활용교육의 전문가다. 사실상 우리나라 도서관 역시 법적으로도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시청각자료의 개발, 제작, 이용이나 매체이용교육 등의 내용도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기에, 현실성이 머나먼 이야기는 아니기도 하다.

우리 학교에서는 매학기 전체 학반이 IB수업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학기에 한 학급은 담임교사와 사서교사가 함께 도서관에서 공개수업을 하였다. 해당 학년은 교육과정에 대한 협의를 할 때마다 사서교사도 함께 참여하였고, 필요할 때마다 함께 수업을 하였다. 처음으로 시도해 본 프로젝트지만 큰 의미를 가지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교육과정의 공유와 논의 속에서 더욱 학생들의 배움이 깊어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은 더 깊은 탐구에 참여하였고 도서관의 자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교과 교사, 학년이나 학급 단위 등 수업연구에서도 사서교사는 중요한 협력자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달 교육부는 내년 사서교사를 37명 채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37명이라는 수도 결원에 대한 보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원동결인 셈이다. 전국의 사서교사가 16%대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사서교사가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된다면, 사서교사 16%로는 당연히 운영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사서교사의 양성과 이들의 역할 강화는 어쩌면 같은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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