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 체제인 ‘주호영號’가 18일 ‘이준석 리스크’를 안고 출범했다.

집권 초반 여당 지도부가 붕괴한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일단 리더십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어 항로는 아직 안개가 자욱한 상황이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당의 갈등과 분열이 생긴 일,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일 등을 모두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성공적 비대위를 이끌어서 다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제대로 된 지도부가 조기에 안착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이날 비대위가 첫 회의에서 를 열고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사무총장에는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 수석대변인에는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 각각 임명됐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은 재직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직부총장을 역임한 김 의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재선 의원으로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조직부총장을 맡아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바 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6·1 보궐선거 때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춘추관장과 대변인을 지냈다.

정희용 비서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비서실 정무1팀장으로 근무한 친윤(親尹)계 인사다.

그렇지만 아직 ‘주호영 비대위’가 완전히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비대위 출범을 저지하고자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결과가 전날 심문에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어서 비대위는 출항과 동시에 순항이냐, 좌초냐의 갈림길에 선 형국이다.

이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법리상으로 보면 당연히 인용돼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기각될 거란 확신을 갖고 있다”며 맞불을 놓는 등 당사자들은 법원 판단을 앞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주호영號’가 당직 인선을 마치며 첫발을 내딛었지만, 대야 해법을 비롯한 각종 난제들이 즐비해 순항 가능성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