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聽) 행하기(行)
듣고(聽) 행하기(行)
  • 여인호
  • 승인 2022.08.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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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아파트 쓰레기 분리배출 장소에 갔다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고 있는 장면과 맞닥뜨렸다. 내용인즉, 아이가 유치원에서 환경교육을 받았고, 투명페트병 분리배출만 잘 하여도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투명페트병 분리배출하는 방법을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단다. 그리고 교육 말미에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하는 방법을 잘 기억했다가 부모님께 제대로 가르쳐 드리기로 약속을 했단다. 게다가 이 똑똑한 아이는 어머니의 분리배출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속에서 투명페트병을 찾아내어 신나게 분리배출 시범을 보이는 중이었다. 그런 아이가 못마땅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 하는 질문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 아이는 첫째, 투명페트병의 내용물을 비우고(헹구고), 둘째, 라벨지를 떼어내고, 셋째, 부피를 줄이기 위해 압축하여 공기를 뺀 후 뚜껑을 닫아서 넷째, 투명페트병 분리함에 넣는 순서를 제대로 배우고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고 아이의 어머니는 그걸 불편해하며 막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평균 체온은 36.5℃, 지구의 평균 온도는 14℃라고 한다. 지구 안의 생명체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살아간다. 그러나 이 열에너지가 과다할 때 일부가 반사되어 다시 우주로 빠져나가면서 지구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지구를 빠져나가야 할 열에너지가 온실가스에 막혀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에 물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시간당 120mm의 폭우가 내려 많은 지역이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는 물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2021년 2월 북미 전역에 휘몰아친 21세기 최악의 겨울폭풍으로 인해 미국에서 따뜻한 지방으로 손꼽히는 텍사스가 알래스카보다 기온이 4℃ 더 떨어지는 일이 일어나 바다거북 수천 마리가 해변에서 기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던 캐나다에 54℃의 기온 상승으로 인해 신호등이 녹아내릴 정도의 폭염 발생!」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준다. 옥스퍼드 대학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발생하는 폭염과 열대야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성과 강도가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9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국가인데 이미 2개의 섬이 물에 잠겼으며 2100년쯤에는 완전히 물에 잠겨 버리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 기후변화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곳 섬나라 사람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총 배출량의 0.06%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단다. 투발루 사람들은 자연 속에 살며 최소한의 문명만 누리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난민의 운명에 처해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편리한 삶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 빼앗고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는 10년 전에 만든 수성글로벌 ESD 실천연대 회원으로 국내외 봉사활동은 물론 EM으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기를 홍보하고, 학교 현장에서 환경 강의를 하면서 지구환경을 지켜나가는 환경 캠페인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지구를 보호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분리배출을 잘해야 해요. 물건을 아껴 써요. 음식을 남기지 않아요. 텀블러를 가지고 다녀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해요.” 등 앵무새처럼 대답을 잘하지만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멀쩡한 연필, 지우개를 잘라서 버리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글 서두에 언급한 어머니처럼 실천하지 않는 교육이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필자의 교육에 관한 생각이다. 환경교육이 듣는 교육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나 가정, 이웃 공동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실천을 장려하는 방안으로 <자린고비상>, <구두쇠상>, <아낌이상>, <지구수호상>, <지구지킴이상>, <저축상> 등의 상을 주며 격려와 칭찬을 늘어지게 해주면 참 좋겠다.



강순화(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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