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치인과 윤리의식
[대구논단] 정치인과 윤리의식
  • 승인 2022.08.2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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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정치는 자기 유익을 추구하는 모든 행위로 사람 사는 세상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복잡다양한 정치환경 속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TV, 유튜브, 스마트폰 등 온갖 디지털 매체가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부지불식간 우리를 통제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는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어디서나 실감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디지털을 어떻게 활용하고 일상생활에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 창출은 크게 달라진다.

요즘 사람들은 디지털 문화에 아주 깊숙이 빠져 있다. 누구나 TV 카메라 앞에 서기를 좋아한다. 거침없이 말도 잘한다. 도농 어디에 살든지 예외가 없다. 특히 정치인들의 디지털 사랑은 극에 달하고 있다. TV에 얼굴을 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TV를 통하여 얼굴 정치를 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TV에 얼굴이 얼마나 자주 나오느냐가 우수 정치인, 성공한 정치인을 가름하는 것인 양 여겨지는 형국이다. 그래서 디지털 지향의 정치인들이 늘어난다.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정치윤리가 바로 서지 못한 정치인들이 자주 나오면 TV 채널을 돌린다.

디지털을 아주 잘 활용하는 정치인은 누굴까. 정치 입문 10년 경력자인 젊은 그는 정치적 깊은 경륜은 없지만 그 방면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디지털 기기를 달고 산다. 그의 장기는 디지털을 통한 정치, 언론과의 유연한 접촉이다. 카메라 기자를 모으는 기술이 있고 구변도 좋다. 젊은 층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발탁되어 당 대표까지 한 인물이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그가 당 대표까지 오르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성장이라고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 인물로 부각 되기도 한다. 그런 그가 자당의 노회한 다선 정치인들과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밖에서 보기에는 당권 경쟁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의 속내를 알지 못한다. 급기야는 징계를 받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감정적 대치로 몸 담고 있는 자기 당의 오랜 정치인들을 ‘윤핵관’으로 몰아가면서 심하게 정치적 공격을 퍼붓고 있다.

놀라운 것은 대통령을 향해서도 직·간접적인 거친 화법으로 공격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자기 당 출신 대통령을 ‘황제’나 ‘신군부’에 비유하면서 은근히 독재적 대통령으로 묘사하고 있다. 여러 대통령을 겪어봤지만 여·야를 무시하고 한낱 정치인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모르긴 하지만 정치를 하다 보면 섭섭한 일도 있을 것이다. 그의 비윤리적 정치적 행태에 같은 당 원로 정치인들이 좋은 말로 다독여주면서 인내하고 또 참다 보면 정치적으로 클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했지만 그 말을 싹 무시하고 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 때 연수형식으로 외국에 나가 기회를 회복하는 예를 숱하게 봐 왔다. 그러나 징계로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그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정치적 윤리의식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몇 번 실패 경험이 있는 그는 탄탄한 정치적 바탕이 없어 보인다. 믿는 것이 대감이라고 디지털 정치에 목메고 있다. 다양한 매체들이 뉴스를 찾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그는 디지털 정치를 통하여 자기 입지를 굳히고 있다. 말하자면 정치적 위상을 높이려는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가 믿고 있는 것은 2030 팬덤과 뉴스를 쫓는 디지털이다. 대대적 기자회견, 매체를 옮겨 가면서 자기변명을 하고 소속당과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일삼는 것이 그의 정치적 일과가 되고 있다. 당 대표 하면서 얻은 정보를 하나씩 공개하는 것으로 언론의 관심을 모으려는 꼼수를 보면서 정치를 정말 잘못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도 그런 그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국민들 가운데는 당에 해독을 끼치고 있는 정치인을 왜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가진 이도 더러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당원 신분을 가진 그에 대해 재징계 논의도 나오고 있다. 그의 성 상납 문제도 조사 중에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의 정치행로에 흠이 될 것은 분명하다. 정치인은 모름지기 스스로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일에 관심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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