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인구 소멸 국가 1호
[대구논단] 인구 소멸 국가 1호
  • 승인 2022.08.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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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0.7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비혼, 만혼이 성행하고, 결혼해도 딩크족이 되거나, 한 자녀 가정이 일반적이니, 인구감소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웃 일본의 인구가 연 80만 명 줄어들어 일본 열도가 곧 빈집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일본이 잘되면 배 아픈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우리나라를 ‘인구 소멸 국가 1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 지자체별로 얼마의 돈을 주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으나, 국민의 세금만 낭비할 뿐 별 효과가 없다.

젊은이들 사이에 아이 낳아 기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 어머니들의 모정은 다른 어느 나라 어머니들보다 애틋하였다. 눈물겨운 일이었다. 아기는 365일 24시간을 어머니와 함께하였다. 항상 품에 안고, 등에 업고, 젖을 물릴 때도, 밭을 매거나, 빨래할 때도, 아기는 어머니 육체와 밀착하였다. Y·Z세대에게는 신화일 것이다.

짐승들도 급할 때는 자식을 내동댕이친다. 캥거루는 적에게 쫓기다가 도저히 못 견딜 때는 배 안의 새끼를 던져버린다. 철새도 떠날 때가 되면 날지 못하는 새끼를 두고 날아간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들은 달랐다. 6·25 피난길 사진을 보자. 포탄이 쾅쾅 터지고 총알이 빗발치듯, 깃 전을 스쳐도, 어머니들은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아기를 안고 업고, 낙동강을 건넜다. 지금 이런 이야기를 했다가는 꼰대 소리만 듣는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국이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지나친 에고이즘도 한몫한다. 젊은 세대들은 내 것을 남에게 준 경험이 거의 없다. 유복한 집에서 공주나 왕자로 키워졌고, 타인을 위해 봉사한 일이 거의 없다. 아기를 위해 밤잠을 새우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주고, 목욕시키는 일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아기를 위해 24시간을 힘들게 보낸다는 건 도전하기 어려운 경험들이다.

경제적으로도 그렇다. 지금까지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그들은 살아왔다. 나의 것을 타인에게 준다는 일은 퍽 어색하고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부모에게 받은 돈으로, 명품 사고, 고급 시계 사는데 길들여진 소비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그들의 사고 범주에 벗어나는 일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부모가 노후를 안락하게 보내는 데 이바지한 적이 없으므로, ‘나의 자식이 나를 돌볼까’에 대한 질문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에고이즘은 강화된다.

아기를 낳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서울의 초일류 대학을 나와, 우리나라 초일류 기업에 입사한 부부가 있다. 둘 다 머리 좋고, 인물 반듯하고, 대기업에 취직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일등부부이다. 시부모 또한, 연금을 받고, 평소 재테크를 잘하여 재력으로도 뒷받침된다. 그러나 결혼한 지 수년이 되지만 아기가 없다.

“그 부부 딩크족이야?”

“잘 모르겠어, 아이를 반듯하게 키울 자신이 없다나.”

우리나라 사람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부부가 아기를 안 낳겠다는 것은 남보다 더 잘 키우고 싶어서이다. 보통 정도로 키울 거면 왜 안 낳겠는가. 부부는 아기를 잘 키울 자신이 없다. 도저히,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키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식들을 공부에 매몰시키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자신들의 경험에서 온 반성이다. 그들은 부모 되기가 두려운 것이다. 지나친 에고 주의자는 자식을 가지지 않는다.

종교인들은, 창조주가 인간의 숙명으로, 종족 보존의 의무를 주었다고 한다. 인간을 남과 여로 구분하였고, 아기를 낳아 지상을 생명으로 덮으라고 하셨다. 생명은 죽어가고 사그라들지만, 생명을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이 지구가 초록색으로 가득하듯, 생명이 가득한 세상이 되게 하라고 하셨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기를 낳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의 숙명에 어긋나는 일이 된다.

아기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것들, 임신, 출산, 돌봄, 보육, 교육까지 정부가 책임지고, 출산 부부에게 경력단절 운운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더하여, 어떻게 하면 부모와 아이가 행복해할까? 행복에 대한 문화를 고민하자. 아기를 낳고, 기르고, 성가 시키고, 가정을 갖게 하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라는 문화를 조성하자. 인구 정책,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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