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李’ 3분 통화, 협치의 마중물 돼야
[사설] ‘尹-李’ 3분 통화, 협치의 마중물 돼야
  • 승인 2022.08.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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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른 시일 안에 만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30일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이 대표를 방문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을 통해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조건없이 만나기로 약속한 것이다.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 수석의 제안으로 즉석에서 이뤄진 이례적 ‘깜짝 통화’란 점에서 경색 정국에 온기가 느껴진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대화는 민생 중심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 “대표직 수행에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했고, 이 대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막장 정쟁을 벌여 온 여야로선 “민생 법안 입법과 관련해 서로 협조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만으로도 쾌재를 부를 대사건이다.

하지만 내심 불안한 대목이 없지 않다. 두 사람의 정치환경 때문이다. 현 정부의 사정기관은 이 대표와 가족의 여러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직과 당권으로 방탄막을 첩첩이 두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한동훈·이상민 탄핵’과 ‘김건희 여사 특검’이라는 방패를 꺼내든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권력 기반이 취약한 데다 국민의힘이 집권 직후부터 내부 권력 싸움으로 날밤을 새우더니, 이제는 수습조차 불가능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지율은 정책 혼선과 인사 문제, 여당의 내분 사태 등으로 30% 안팎에 불과하다. 이럴 때 야당이 국정 동반자가 돼 준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가. 이 대표 입장에서도 협치를 통해 민생을 챙긴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당 내외의 불신을 씻고 믿음직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의석의 민주당 협조 없이는 법안 통과가 어려워 국정운영이 어려움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에 발목 잡기만 했다가는 총선과 향후 정치적 행보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3분 통화가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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