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 -자폐인 아들과 죄충우돌 살아가기
[신간]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 -자폐인 아들과 죄충우돌 살아가기
  • 석지윤
  • 승인 2022.08.3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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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둔 부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저자 경험한 일 진솔하게 풀어
아이의 삶 위해 싸우고 연대해
세상 헤쳐나가는 엄마 모습 서술
아들의답장을기다리며
채영숙 지음/꿈꿀자유/292쪽/1만7천500원
오래도록 절판 상태로 많은 독자들의 애를 태웠던 책이 복간됐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시대에 자폐인 아들을 낳아 기르면서 겪은 일을 차분하고 진솔하게 전달한 저자의 글은 수많은 장애 부모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것은 물론, 블로그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장애인들에게도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아들의 자폐를 알고 “차라리 아이를 데려가세요, 하나님!”이라고 울부짖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책은 “우리의 인생 여정에 반드시 올라야 할 큰 산이 하나 있었고, 우리는 그 산을 부지런히 올랐을 뿐”이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가장 큰 부정에서 출발해 가장 큰 긍정으로 나아가는 셈이다. 그 사이에 유아기를 지나 세상과 관계를 맺고, 학교에 다니고, 사춘기를 겪고, 이제는 청년이 된 아들의 모습과, 그 아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울고 한숨 쉬고, 싸우고 따지고, 사정하고 설득하고, 감싸 안고 환대하고, 용서하고 연대하는 엄마의 모습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책에는 기막힌 사연이 가득하지만, 그 사이에 흩뿌려진 유머가 보석처럼 반짝여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평범하지 않은 아들과, 평범하지만 그런 아들을 위해 비범한 용기와 지혜를 내야 하는 엄마가 세상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며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라는 진실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지은이의 말처럼 선량한 이웃이 장애인과 가족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것은 어떤 말로 위로하며, 어떤 몸짓으로 사랑을 보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책은 독자들에게 먼저 말을 붙인다. “우리를 좀 도와주세요. 당신의 이해가 필요해요.” 이제 독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갈 차례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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