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민노총이 북노총으로 변했나
[대구논단] 민노총이 북노총으로 변했나
  • 승인 2022.09.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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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남북이 분열된 한국은 민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었으면서도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이념갈등이 우심해지고 있다.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명목상의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내년이면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째다. 한국은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를 4·19혁명으로 추방했으면서도 5·16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서 30여년을 지독스런 군사독재 하에서 신음해야 했다. 4·19혁명 때에는 186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희생되어야 했으며 신군부에 맞섰던 5·18민주항쟁 시절에는 165명이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다.

이 와중에도 한국의 민주세력은 굳건하게 자유와 민주를 지키며 1987체제로 민주화를 이룩해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도 3대를 이어가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세습을 거듭하는 세계유일의 강성 독재 공산체제를 유지한다. 남북은 한 때 체제경쟁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제일을 지향했으나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한국은 단연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대도약으로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크게 발전했다.

국민소득 3만5천 달러로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것은 남북의 정치체제에서 한국의 선택이 옳았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대변해 준다. 반면에 북한은 고루한 사회주의 기획경제를 고집하며 낡아빠진 배급제로 통제를 거듭하다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걸핏하면 고난의 행군으로 인민을 회유하다가 300만 명의 아사자를 냈다. 북한은 노동당원과 군인들만 특권을 가지고 일반 인민들은 경제적 자유를 박탈당한 입장으로 배급이 안 나오면 굶을 수밖에 없는 참으로 안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일당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핵폭탄 제조에만 열을 올린다. 벌써 여섯 차례나 핵폭탄 실험에 성공했으며 핵탄두를 실전에 사용하기 위한 미사일과 ICBM과 SLBM 등 선진무기 제작에 온힘을 기우리고 있다. 인민의 배고픔이야 아랑곳하지 않고 전쟁광처럼 오직 핵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핵 확산의 방지에 심혈을 기우리고 있는 미국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핵폐기에 대한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실행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싱가포르회담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 하노이회담에서 손을 털고 일어났다. 완전한 폐기를 주장하는 트럼프와 동결로 끝내려는 김정은의 사이에 문재인이 끼어들고 싶었으나 국제정치의 맥락에서 잘못 짚은 꼴이 되었다. 문재인은 그 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남북 정전선언에 매달렸으나 미국과 북한에서도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담대한 구상으로 북핵폐기의 단초를 열려고 시도했지만 김여정의 야멸찬 폭언으로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의 공식적인 채널은 챙겨지지도 않은 처지인데 지난 8월13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집회에서는 어떤 경로로 입수된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북한 노동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의 연대사가 낭독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연대사는 “미국과 남조선의 보수집권 세력이 침략전쟁 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여놓고 있다” “반통일 세력의 대결망동을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위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면서 “겨레의 머리 위에 핵참화를 들씌우려 한다”고 덮어씌운다. 핵개발은 북한에서 해놓고 엉뚱한 남한을 향하여 뻔뻔하게 내뱉는 꼴이 공산주의 프로파간다의 핵심이다. 이 날 집회에서는 ‘한미동맹 해체하라’ ‘한미 전쟁연습 중단하라’는 반미구호를 외치며 대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전쟁연습 중단! 미국반대!’라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쓴 프래카드를 펼쳐들고 있었다. 근로자의 이익을 위해서 조직된 노동조합의 대원칙은 어디로 사라지고 철저한 반미투쟁의 현장이 된 셈이다.

민노총이라는 이름이 북노총으로 변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도 없다. 이 연대사는 민노총 소속인 전교조 오은정 통일위원장이 대독했는데 “미국과 남조선의 윤석열 보수집권 세력은 이 시각에도 하늘과 땅,바다에서 각종 명목의 침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려놓고 있으며 얼마 후에는 북침을 겨냥한 대규모 합동군사 훈련을 강행하려 한다.”고 떠벌렸다. 이석기가 원조인 경기동부연합이 민노총을 사실상 지휘하는 조직이라면 이들의 반미 종북 행동은 윤석열정부 하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조짐으로 보인다. 치밀한 계획으로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박근혜탄핵을 주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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