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손발 저림의 치료 - 증상에 대한 환자의 깊은 이해 필요할 때
[의료칼럼] 손발 저림의 치료 - 증상에 대한 환자의 깊은 이해 필요할 때
  • 승인 2022.09.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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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신경과 진료실, 특히 말초신경근육질환의 진료영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증상을 꼽자면, 손발의 저림을 우선 떠올릴 수 있다. 진료실에서 설명의 충실성과 관계 없이,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을 바탕으로 본 글을 써본다.

손발 저림은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다른 질환으로 인해 동반되는 증상이다. 저린 증상의 분포가 양측이 비슷하냐, 한쪽이 더 심하냐, 몸통에서 먼 곳이 심하냐, 가까운 곳이 심하냐, 혹은 비슷하냐에 따라 원인이 아주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양측이 비슷하면서 몸통에서 먼 곳에서 증상이 시작하는 형태가 가장 흔하며, 원인으로는 당뇨, 비타민 B1, B6, B12 부족, 알코올중독, 항암제 투여력 등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즉 모르는 상태이다. 즉, 저림의 원인 조사 시점에서 기저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나 반복된 원인 조사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 아울러, 최근에 기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화현상에 기인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손발 저림의 증상으로 말초신경병증이 확인이 되면, 증상 치료가 우선 시 된다. 증상치료로 복용하는 약제는 말초신경병증의 자연 경과를 바꾸지는 못한다. 약제로 조절 기대가 가능한 증상에는 저림, 따가움, 모래 밟는 듯한 느낌, 자글거림 등 평소에 느끼는 감각 이상의 흥분된 증상이 포함되는데, 양성증상으로 불린다.

이에 반해 음성증상도 존재한다. 흔히 국소마취주사를 맞아본 경험이 있으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발바닥의 감각이 먹먹하며, 뭔가 덧대어 놓아 감각이 떨어진 느낌이다. 이로 인해 다리의 힘은 존재하나 중심을 잡지 못해 잘 넘어지는 보행실조도 나타나며, 환자는 흔히 다리에 힘이 없다고 표현을 한다. 안타깝게도 음성증상은 약제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고, 이 경우에는 무뎌진 감각에 일상생활 적응이 필요하다고 설명 드리고 싶다.

증상에 효과 있는 약제를 찾기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저림에 대해 처방할 수 있는 약제는 분류상 다양하지 않으며, 한 분류안에서도 몇가지 되지 않는다. 약제 하나를 선택하여 최대한 용량을 증량해서 처방하기도 하고, 2가지 이상을 복합으로 투여하기도 한다. 다만, 약제 하나를 투여하여 효과를 느끼기까지 통상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만약 효과가 불충분할 경우 다른 약제로 바꿀 경우 또 다시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려 최종적으로 수개월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약제로 조절되는 저림 증상의 개선 정도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약제 이외의 증상 조절 방법이다. 무엇을 먹어야 하며,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저림을 유발한 기저 질환에 맞춰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매일 30분간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신경통증 자체를 경감시켜주며, 동물실험에서 신경재생물질 분비가 증가됨이 확인되었다. 동시에 대사성질환, 당뇨와 같은 말초신경유발 질환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태극권 같이 균형을 조절하는 운동은 넘어질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다만, 침은 아직 신경통증에 대해 실험군-대조군으로 연구된 바가 없어 치료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겠다.

손발저림은 다양한 원인과 그 고통에 비해 치료 개입 정도가 한정적이다. 다만, 교정가능한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교정가능한 원인이 없다면 대증치료에 기댈 수 밖에 없으므로, 의사와 치료를 함에 있어 환자의 이해를 함께 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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