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유문화와 달구벌] 선인들, 도·개·걸·윷·모 오행으로 수신제가철학 생활화
[신가유문화와 달구벌] 선인들, 도·개·걸·윷·모 오행으로 수신제가철학 생활화
  • 김종현
  • 승인 2022.09.0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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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오늘날 디지털 세상의 원형
삶의 전화위복 수단 ‘윷점’ 만들어
인생 상담·자기코칭 수단으로 이용
음양·흑백·홀짝 등 이진수기반
이진법 수치원리 디지털세상 태동
윷놀이 한판에 적어도 28번 던져야
528의 경우의수 결과치 나오게 돼
한번 승리하고 얻은 수치는 ‘4280’
해방 이후 건국스토리로 삼기도 해
윷가락과컴퓨터
윷가락의 2진수와 컴퓨터의 2진수를 비교할 수 있다. 그림 이대영

◇윷점과 점성술

오늘날 일간신문이나 잡지에 게재되는 점성술(astrology)은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태양이 지나는 길(黃道)’의 백양(Aries), 금우(Taurus), 쌍아(Gemini), 거해(Cancer), 사자(Leo), 처녀(Virgo), 천칭(Libra), 전갈(Scorpio), 인마(Sagittarius), 마갈(Capricorn), 보병(Aquarius), 쌍어(Pisces) 등 12개의 천궁(horoscope)으로 분류해서 점괘풀이말(占辭)을 만들었다.

황도12궁(별자리)는 BC 3,900년 경 수메르(Sumer)인에 의해 관찰되어 BC 1700년 경의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의 천문학으로 형성되었다. 이는 다시 그리스 신화와 융합되어 BC 4세기경에 탄생된 게 점성술(astrology)이었다. 단순하게 12개의 천궁과 64개의 괘상으로 세분화된 윷점에 비교하면 점성술을 당해내지 못한다.

윷판(柶板)이 단순하게 i) 동양천문학에서 28개의 별자리 그림(星宿圖, Horoscope), ii) 농경문화를 반영한 유희의 일종인 윷놀이의 과정과 결과판정표(Process and Judgement Diagram), iii) 농경사회의 단순한 책력으로 농사일정표(Agricultural Schedule), iv) 천신제의 제단배치도(Altar Layout), v) 하늘과 별나라 제사의 기원그림(祈願圖), vi) 별나라에서 왔다가 다시 돌아 가야할 별나라 귀천도(歸天圖) 등으로 볼 수 있다.이보다도 삶의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수단으로 윷점을 만들었고, i) 이를 이용해서 인생 상담(自强不息)과 자기코칭(self-coaching)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되었다. ii) 무엇보다도 오늘날 컴퓨터, 반도체 등의 발명품을 가능하게 된 이진법 수치원리를 제공한 것이 디지털세상을 태동시킨 황금열쇠가 되었다. 우리의 선인들은 0과 1이란 디지털세상을 기원전 3000년부터 음양, 흑백, 홀짝 등으로 이진수기반을 바탕으로 해 윷놀이를 생활화했고, 도·개·걸·윷·모 등의 오행(五行)으로 수신제가철학(修身齊家哲學)까지 생활화했다.

◇윷놀이 기반이 반도체와 컴퓨터의 태반

윷가락 하나는 겉(0)과 안(1)으로 반도체의 부도(不導, 0)와 전도(傳導, 1)와 같이 하나의 바이트(bite)를 이루고 있고, 4개의 윷가락을 1회 번지는 경우는 16(24)의 경우수(case number)이나 도·개·걸·윷·모라는 5 양상(phase)으로 5n 결과치(result value)가 발생한다.

이런 정보처리 시스템의 원리로 탄생한 오늘날 물건은 바로 반도체이고 컴퓨터이다. 좀 더 추정확률을 살펴보면, 도(15.26%), 개=걸(34.56%), 윷=모(12.96%)정도 추산되나 실제로 윷가락이 반원을 조금 넘는 경우가 많아서 평면 60%, 곡면 40% 정도가 되어서 실제실험을 한 결과는 개=걸 34.56%, 도 15.36%, 윷 12.96%, 모 2.56%가 산출되고 있다. 4개의 윷가락으로 도·개·걸·윷·모의 5개 결과치(양상)가 나타나기에 3번을 던질 경우에는 125(53)개의 경우수가 나온다. 예외로 윷과 모를 칠 경우엔 한 번 더 던지도록 한다. 이경우 4개가 엎어진 모는 천양(天陽)이고 젖혀진 윷은 지음(地陰)으로 천지부합(天地符合)이니, 모두에게 경사가 있을 것이니 한 번 더 놀자는 합의(合意)였다.

실제로 윷놀이를 한판 놀자면 적어도 28번 이상을 던져야 한다. 적어도 28번을 던진다면 528의 경우수의 결과치가 나오게 되기에 천문학적인 결과를 우리의 선인들은 어림짐작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 컴퓨터용어로는 바이트(bite), 킬로바이트(kilo-bite), 메가바이트(mega-bite), 기가바이트(giga-bite) 등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선인들은 윷말(柶馬)을 세는 단위 명칭을 정했다. 100단위 접(接)을 넘어, 풍년을 기원하는 1천 단위 동(棟)로 하고, 4동(4천)을 나야 승리한다. 28개의 밭을 거쳤기에 중심부의 열십(十)를 사용하면 28×10(十) 하면 280이라는 수치가 산출된다. 한번 승리하고 얻는 수치는 4천280이 된다. 4천280이란 수치를 두고 해방이후 건국스토리로 삼기도 했다. 단기(檀紀) 4280년에서 BC 2333년을 빼면 서기 1947년인데 이를 기준으로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을 언급했다. 이렇게 1948년 새로운 세상(後天)의 개벽이라는 대한민국 건국의미를 도출했다. 여기에다가 모 대통령 후보자께선 이런 예언도 했다. 즉 한 마디(一節)는 60년(甲子)로 볼 수 있는데 2008년(1948년+60년)에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오늘날까지도 명문대가의 종가(宗家)에서는 제문(祭文)이나 축문(祝文)의 첫 구절엔 ‘유세차(維歲次)’라는 고대천문학에 사용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세차(歲次)란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에 따른 해당 년도에 맞는 순서(順序)’를 말한다. 이때는 오행성(五行星, 宮合, 相生 및 相剋) 가운데 농경중심신앙에서 목성(農耕神)을 기준으로 순서를 정했다. 전체적으로는 ‘천상열차(天象列次, 十二宮)’라는 순서를 볼 수 있다. 분야(分野)란 해당왕조, 해당지역, 인물(皇帝 혹은 國王)이 어디(分野)에 해당하는 지를 분별했다.

따라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는 황도(黃道)를 중심으로 하늘의 성상(星象)에 해당하는 왕조를 해당분야에다가 표시한 그림을 말한다. 1850년에 대구지역출신 이기정(李基晶)이 작성한 ‘태을산분정아국주군분야도(太乙算分定我國州郡分野圖)’라는 대구시유형문화재 제66호에서는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천하분야도(天下分野圖)’와 이순신의 ‘주군분야도(州郡分野圖)’를 정리하고 있다. 28성수별로 성좌의 성상도(星象圖)와 혼중도(昏中圖)를 24 절기별로 구분 작성했다. 여기서 태을산(太乙算)이란 고대중국의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예측(산출)기법으로 3가지 방식인 태을(太乙), 기문(奇門) 및 육임(六壬)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이다.

유세차의 원형은 이런 방식으로 설명되어진다. ‘이어지는 연호(年號)는 00이고 간지(干支)로는 00년 월건(月建)으로 00월 일진(日辰)은 00의 순서(維年號歲次某年某月某日)’로 고(敢昭告于)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검색해 본 결과 36회나 유세차(維歲次)로 언급되고 있는데 효종 이후가 30회로 봐서 청국호란(淸國胡亂)을 계기로 중국연호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 단지, 인종(仁宗) 때에 ‘유순치이년세차(維順治二年歲次)’라는 기록이 있으나 이후는 없었다. 고종실록(高宗實錄)에는 대한제국 이후 ‘유광무칠년세차(維光武七年歲次)’라고 기록하며 당당하게 대한제국의 연호를 사용했다. 순종실록(純宗實錄)에서는 ‘유세차(維歲次)’를 사용하고 일본제국의 연호대정(年號大正)은 사용하지 않았다. 오늘날 천신제(薦新祭)를 지내거나 명문대가의 전통을 유지하는 곳이라면 ‘유연호세차(維年號歲次)’를 사용하고 종교적 행사에선 연호(年號)를 대신해서 불기(佛紀), 단기(檀紀), 서기(西紀), 공기(孔紀) 등을 넣을 수도 있다.

글=권택성 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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