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통령실 이름 언제 짓나요?
[기자수첩]대통령실 이름 언제 짓나요?
  • 승인 2022.09.06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준  서울지사



윤석열 대통령 취임 120일이 지났으나 대통령실 이름을 정하지 못하자 정체성(正體性·아이덴티티 identity)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체성은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 또는 그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를 말한다(국립국어원 표준 국어 대사전).

두 달 동안 대국민 공모와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쳤으나 최종적으로 추려진 5개의 후보군 모두 별로라며 이름을 확정하지 않아서다. 

대통령실 새이름위원회는 지난 4월 15일부터 한 달간 대국민 공모를 받은 약 3만 건의 응모작 가운데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 22' 등 5개의 후보작을 선정하고 대국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선호도 조사에는 총 2만 9천189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선호도 조사 결과 이태원로22(득표율 32.1%)와 국민청사(21.8%)가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지난 6월 14일 최종 회의 끝에 대통령실의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과반을 득표한 명칭이 없는 데다, 각각의 명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할 때 5개의 후보작 모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을 공식 명칭으로 쓰면서 향후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천여명의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도 각종 선거 후보자를 뽑거나 정책을 확정하는데 결정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그런데 국민 공모와 선호도 조사 등의 절차를 거쳤으나, 1위 응모작이 과반이 넘지 않고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해서 새이름으로 권고하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이름을 짓지않아 생긴 문제점도 적지 않다. 특히 대통령실을 상징하는 문장(紋章·엠블럼emblem)을 만들 수 없다. 문장은 국가나 단체 또는 집안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상징적인 표지(標識). 도안한 그림이나 문자로 돼 있다.

그래서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가 5월10일 윤 대통령 취임식에 쓰고자 만든 태극문양의 문장이 5일 현재까지 임시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 용산 대통실 건물 외벽 대형 현수막과 대통령실 기자회견장 역시 이 문장을 쓰고 있다. 대통령실 직원 명함도 취임준비위가 만든 문장이 박혀있다.

이런데도 대통령실은 당장 이름을 지을 생각이 없는 듯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이름 선정을 위한 논의 진행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의에 대해 좀 기다려 달라며 묵묵부답이다.

이에 대구경북(TK)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은 '중요한 것과 바쁜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