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독성물질 있다 VS 없다…끝없는 공방
수돗물 독성물질 있다 VS 없다…끝없는 공방
  • 정은빈
  • 승인 2022.09.1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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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환경단체, 서로 다른 결과
엇갈리는 이유 ‘정량한계’ 지목
정부 0.3ppb·단체 0.05ppb 주장
단체 “농도 꼼꼼히 측정해야” 강조
정부, 제3기관과 합동조사 방침
낙동강 수계 수돗물의 독성물질 검출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정부와 환경단체가 서로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는 일이 반복되면서 측정 방식이 쟁점이 되고 있다.

대한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14일 수돗물 조류독소에 관한 환경부 발표에 반박하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환경부 발표는 기존 발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라며 “새로운 의문을 표하며, 추가 해명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는 LC-MS/MS법으로 분석한 결과 대산정수장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 6종 농도가 검출됐다고 밝혔다”면서 “대산정수장 원수는 다른 정수장과 달리 별도로 강변여과지를 거친 원수다. 강변여과시설을 거쳐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을 환경부가 확인해 준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29일 대구·경북·부산·경남 10개 정수장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환경단체가 지난 7~8월 4개 지역 가정집·식당 등 22개소 중 6개소 수돗물에서 최대 0.051㎍/ℓ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환경부는 고시에 규정된 LC-MS/MS법(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과 환경단체가 사용한 ELISA법(정밀효소면역측정법)을 모두 사용했다. 반면 원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LC-MS/MS법으로 분석한 결과 10개 정수장 원수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고, ELISA법으로는 화명·삼계·덕산·반송 등 4개 정수장에서 검출됐다. 원수에 마이크로시스틴이 있더라도 정수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돼 수돗물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로 ‘정량한계’가 지목된다. 독성물질을 검출할 때 시료를 구성하는 성분의 양을 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농도, 정량한계를 설정하는데 환경부 정량한계는 0.3ppb, 환경단체 정량한계는 0.05ppb였다. 환경부는 0.3ppb 미만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 산정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이를 두고 “환경부는 ELISA법의 미국 EPA 정량한계 0.3ppb를 강조하고 있다. 이 수치는 비전문가 대상이며, 전문가에 따라 변동 가능한 수치”라면서 “정작 국립환경과학원은 ‘조류 독성 관련 보고서’에서 ELISA의 측정한계를 0.1ppb라고 밝혔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량한계를 0.05ppb까지 높여 총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꼼꼼히 측정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간 조사와 수돗물에 국한된 조사가 아닌 녹조문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공동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환경부는 이번 달 제3의 기관과 합동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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