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갤러리, 10월 29일까지 ‘Color of the Times’展
리안갤러리, 10월 29일까지 ‘Color of the Times’展
  • 황인옥
  • 승인 2022.09.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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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작가 11인,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다
차별·디아스포라·물 부족 등
현시대 다양한 불평등 문제
회화·조각·설치 등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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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ns Obijiaku Portrait of Surajo 2022.
리안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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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h Palito, The world is Yours, 2022, Acrylic on canvas, 130x155cm.
리안갤러리 제공

서울시스터스
린든 제이 바로이스 작 ‘서울 시스터스’. 리안갤러리 제공

지난 한해 동안 해외에서 독보적인 인기를누린 예술가는 흑인과 여성이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도 흑인 예술가인 시몬 리에게 돌아갔다. 미술계에서 주류에 속하지 못했던 흑인과 여성에 대한 환호에는 기존 예술의 답습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작품을 갈망하는 최근의 미술시장 흐름이 반영됐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런 흐름은 아직은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리안갤러리 대구가 세계 미술계의 새로운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아프리카, 브라질,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11명 흑인 작가들의 작품들로‘Color of the Times’라는 그룹전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 독립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아난 아포티, 콜린스 오비지아쿠, 코넬리우스 아너, 체즈 게스트, 드마르코 모스비, 린든 제이 바로이스, 모니카 이케구, 레지날드 암스트롱, 서지 아투크웨이 클로티, 우마 라시드, 제 팔리토 등이다. 모두 흑인으로 구성된 이들이 회화, 조각, 비디오 및 설치 작업을 포함한 신작 20여 점을 소개한다.

흑인 하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와 인종차별을 떠올린다. 참여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와 인종차별 등에 대한 주제를 통해 현시대의 권리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예술을 조망한다. 자신들의 역사적, 개인적인 정체성을 예리하게 성찰하고,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삶을 작품으로 역어낸다. 인물화부터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풍과 매체, 그리고 작업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채롭게 표현한다. 특히 특유의 화려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참여작가 아난 아포티, 콜린스 오비지아쿠, 모니카 이케구, 서지 아투크웨이 클로티, 제 팔리토는 종이나 캔버스에 생동감이 넘치는 초상화를 묘사하여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피부 톤, 색상, 질감, 표정, 제스처 등의 묘사를 통해 드러난 감정과 성격 등이 담긴 작품은 그들의 가정과 주변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를 알려주는 듯하여 흥미롭다.

아난 아포티(Annan Affotey, b. 1985, 가나)의 작품은 붉은빛의 눈과 푸른빛을 띠는 피부 묘사가 특징적인데 이는 이해되지 못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작가의 작업 방식이다. 콜린스 오비지아쿠(Collins Obijiaku, b. 1995, 나이지리아)는 관람객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물의 부드러운 시선을 표현한다. 작가는 오일, 아크릴 및 숯을 혼합하여 짙은 피부색을 표현하며 부드러운 질감을 드러내는 특유의 무늬로 피부 표면을 구현한다.

그리고 모니카 이케구(Monica Ikegwu, b. 1998, 미국)는 사진에 가까운 극사실 묘사를 바탕으로 고유의 동작을 취한 흑인 인물화를 재현하는데 대상의 인식까지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제 팔리토(Zeh Palito, b. 1991, 브라질)는 인간과 자연환경 사이의 관계를 창조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탐구하고 노력하는 작가다. 작품에 드러나는 생동감 있는 색상과 흥미로운 내러티브는 소외된 집단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듯하다.

전시장 2층에 단독으로 구성된 서지 아투크웨이 클로티(Serge Attukwei Clottey, b. 1985, 가나)는 최근 주목 받는 작가로 플라스틱 갤런을 이용하여 자신이 창안한 ‘frogallonism’ 개념을 담아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작게 잘라낸 노란색 플라스틱 갤런을 작은 철사로 엮은 작업을 통해 물 부족, 이주, 지구 온난화 등 기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및 현대 아프리카 가나 삶의 단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는 클로티의 플라스틱 설치 작업과 더불어 최근 진행하고 있는 덕 테이프 콜라주 작업인 ‘덕 테이프 초상화’ 시리즈도 선보인다.

이밖에도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가족, 문화로 엮인 공동체 및 일상생활의 친숙한 장면을 표현하는 레지날드 암스트롱(Reginald Armstrong, b. 1984, 미국), 기억의 재구성을 주제로 선조들이 찍은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작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재현하는 코넬리우스 아너(Cornelius Annor, b. 1990, 가나), 일부 허구화된 이야기 구성을 바탕으로 왜곡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은유를 화면에 담아내는 체즈 게스트 (Chaz Guest, b. 1961, 미국)의 작품도 주목된다.

또 삶의 복잡한 역경을 관찰하고 상처와 고통 및 사회 속의 개인으로써 겪는 진통을 담아내는 드마르코 모스비(Demarco Mosby, b. 1991, 미국), 우주론, 역사, 지도 및 상형 문자와 같은 요소들을 활용하여 글쓰기, 일러스트레이션, 회화 및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하는 예술가인 우마 라시드(Umar Rashid, b. 1976, 미국), 3 센티미터 미만의 수천 개의 미니어처 인물상들을 손으로 세심하게 조립하여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에 생명을 불어넣는 린든 제이 바로이스(Lyndon J. Barrois, Sr., b. 1964, 미국) 등의 작품도 관람객을 맞고 있다. 전시는 10월 29일까지.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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