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반 에이크, 뒤러,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아르테미시아 젠킬레스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고야, 반 고흐, 뭉크, 케테 콜비츠, 프리다 칼로,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등 14명의 화가는 다른 시대, 다른 국가에서 활동했지만 모두 그림 속에 자신을 새겨넣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이들이 입은 상처와 고통, 그리고 치유의 순간을 엿본다.
미켈란젤로는 벽화를 주문한 교황의 갑질, 뭉크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정신질환,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교통사고와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그림을 통해 위안을 찾았다.
책은 작품 속에 슬쩍 그려둔 화가 자신의 얼굴에도 주목한다.
성폭력 피해자이면서도 고문에 시달렸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적장의 목을 자르는 과부 유디트에,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던 카라바조는 다윗에게 목이 잘린 골리앗에 자신과 닮은 얼굴을 덧씌웠다는 점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