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왕손의 태반을 묻던 태실,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제작한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고구려 고분벽화 등 선조들이 남긴 문화재를 통해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해골이나 상한 음식, 시든 꽃 등을 배치해 죽음의 상징을 그려 넣었던 서양미술과는 달리, 우리 전통미술에서는 생과 사가 적극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이는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사 연구자인 저자는 회화부터 도자기, 범종, 불상까지 다양한 미술 작품을 오가며 삶과 죽음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보는 동양적 생사관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