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사회관계에서 경험하는 불확실성의 불편함
[대구논단] 사회관계에서 경험하는 불확실성의 불편함
  • 승인 2022.10.0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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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진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다른 사람과 함께 접촉하고 살아야 하는 우리 사회는 항상 모호함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대학원 수업을 들어가니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지도교수와 첫 만남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인사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 사소한 것부터 불확실한 마음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우리는 남과 어울려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해야 할지 모호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 경우에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버거(Charles Berger)교수는 서로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불확실한 상황을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떻게 접촉하면 좋을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나이가 들면 만나는 사람이 뻔하고 한정적이어서 불확실한 면이 많지 않지만, 나이가 젊을 때는 새로운 만남의 상황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입학해서 처음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 대학에 입학해서 보는 교수님, 선배, 동기들, 취업하며 직장에서 만나는 직장동료, 상사, 비즈니스 파트너. 그리고 여행을 가서 만나는 현지인 등 젊은 시절에는 항상 새로운 사람과 환경을 마주치며 그때마다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사회생활은 불편하지만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행동관습을 파악하고 맞춰 사는 것이 중요해진다. 대체로 사람들이 불확실함의 불편함을 인식하는 상대는 앞으로 관계가 오래 지속될 사람이거나, 혹은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때라고 한다. 그런 경우일수록 사람들은 불확실함을 걷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마치 형사처럼 주변이나 상황을 관찰하고 탐색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 하는지를 눈여겨 관찰하여 자신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회학습(타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행동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를 잘 관찰하는 이런 능력만으로도 사람은 새로운 사회생활의 불확실함을 줄이고 예측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타인의 행동에 둔감하고 관찰력이 떨어져 사회관습과 소통에도 둔감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도 많은 걸 볼 수 있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즉, 제3자에게 대화를 통해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방법이다. 물어보지 않고 혼자 스스로 판단하는 것과 비교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는 방법은 훨씬 객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보다 그런 상황에 더 경험이 많은 사람,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판단한다면 분명 독단적이지 않은 현명한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취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는 방법은 상대방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식이다. 선물을 줘도 되는지, 선물을 줘도 좋다면 어떤 선물을 원하는지, 무엇을 해주는 것이 좋은지, 어떤 옷차림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상대방의 의견이나 취향을 직접 물어보고 확인한다면 불확실성은 없을 것이다. 단지 당사자에게 직접 묻는 것이 상황에 따라서는 심리적으로 더 힘들 수도 있지만 중요한 맥락에서는 가장 확실한 해결방법일 것이다.

불확실성이 발생하는 상황은 항상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랜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불확실한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친구가 갑자기 직장을 잃었다거나, 결혼을 했다거나, 병을 얻었다거나, 혼자 살게 되었다거나…. 주변의 사람들은 생활의 변화에 따라 늘 새로운 상황에 처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를 겪게 된다. 그때마다 가족이나 오랜 친구일지라도 변화된 사람과의 만남은 또 다른 새로운 사회적 상황인 것이며, 그래서 어떻게 사려 깊게 대할지 항상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변화 속에 항상 적응하고 함께 어울려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불확실함을 느끼는 불편함이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시켜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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