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네 들이
부인을 부르는
호칭이 다양도 하다
처. 와이프. 애미.
안사람. 집사람. 안식구.
어미네. 안주인. 마나님.
마누라. 여편네. 임자.
할멈. 할망구. 등 등
참으로 많고도 많다
외국에서는
듣고 볼 수 없는
이름들이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기이한
호칭이다
◇김병래= 1946년 충부청주생. 전KBS부산방송 아나운서부장. 문예시대.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각 회원. 알바트로스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자품상 수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 지도교수. 시집: 내가 사랑하는 세 여인 외 다수, 수필집: 아나운서와 술
<해설> 한글은 참으로 훌륭하다. 단어 하나를 두고도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색을 표현하는 단어는 무궁무진하다. 어느 나라에서 이런 글을 사용할 수 있을까? 예전에 ‘죽다’라는 표현으로 죽다, 돌아가시다, 영원히 잠들다, 저 세상으로 가시다, 무덤에 갇히다 등의 표현으로 100여 개가 넘는 표현을 적어 놓은 걸 본 적이 있다. 아내를 부르는 호칭만 해도 수없이 많은 우리의 말과 글이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처, 와이프에서 할멈, 할망구까지 긴 여정을 함께할 호칭들. 그 어떤 것으로 불러도 아내는 다 알아들을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간직하고 사용하여 세계 공통어가 되길 바래본다.
-김인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