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홍준표와 유승민
[천자만필] 홍준표와 유승민
  • 승인 2022.10.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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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 (대한민국 청아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터지고 열흘이 지났지만 끝내 사과는 없었다. 지난 24~26일까지 조사된 ‘비속어 발언 사과 필요성’ 여론조사(조원씨앤아이)를 보면 70.8%의 국민들이 사과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솔하고 인간적인 사과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정면 돌파가 아닌 회피였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MBC에 항의방문까지 했다. MBC에 그동안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었지만 이번 일로 공영방송을 압박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언론을 탄압하는 정부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MBC를 띄워준 셈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정부·여당의 대응방식은 심히 우려스럽다. 솔직히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딱 한가지 밖에 없는 듯하다. 시간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말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란 말이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9일, 비속어 논란에 대해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윤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70%를 육박하는 현 상황에 유 전 의원의 일침은 ‘말리는 시누이’가 아니라 ‘더 세게 때리는 시누이’였다. 유 전 의원이 이재명(야당 대표)은 아니지 않는가!

진정 정부와 보수진영의 성공을 바란다면 선전포고 같은 일침이 아닌 상소문을 올려야 하지 않았을까? 유 전 의원은 야당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평론가도 아니다. 야당의 역할이 있고 여당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XX도 들리지 않는다”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억지는 오히려 정부를 더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정치가 어렵다.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정치인은 몇이나 될까?

홍준표 대구시장을 주목한다. 윤 대통령에게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는 상소문을 올렸지만 이루어지지 않자 그는 ‘침묵’을 택했다. 지난 문재인 정권시절 야당 대표 홍준표와 오늘날 홍준표는 분명히 다르다. 윤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였지만 현재는 보수진영의 동반자이다. 비록 지난 대선 경선에서 당심은 27년 정통보수 홍준표를 배신했지만 그는 단 한번도 보수진영을 배신한 적이 없다. 의리도 없고 낭만도 없는 요즘 정치판. 홍준표에게 의리와 낭만적인 정치를 기대해 본다. 어쩌면 그게 또 다른 의미의 ‘정통보수’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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