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네거티브’ 강점 살리고, 분야별 실천 방안 모색해야
‘탄소 네거티브’ 강점 살리고, 분야별 실천 방안 모색해야
  • 김수정
  • 승인 2022.10.0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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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구신문 주최·주관하고 의성군이 후원한 '2022 의성 탄소중립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탄소중립 실천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포럼은 기후 위기 문제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을 담은 기조 강연과 주제 발표, 의성군 온실가스 배출 현황에 대한 현황 보고 순으로 이어졌다. 이후 패널 토론에서는 학계와 지역 환경 전문가들이 '탄소중립 실천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방행정발전연구소가 발표한 '의성군 온실가스 배출 현황'에 따르면 탄소 네거티브 지역인 의성군의 온실가스 순 배출량은 -4만 7천 t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양보다 흡수량이 훨씬 많은 편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의성군의 강점인 '탄소 네거티브' 가치를 강조하되, 지역 농업, 건물, 수송 등 분야별 탄소중립 대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기조 강연과 패널 토론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다시-패널토론
‘2022 의성 탄소중립 포럼’이 5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 청소년 문화의집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탄소중립실천과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가 ‘기후위기, 탄소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가 ‘기후위기, 탄소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기조강연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지속 예견
스마트팜·친환경 비료 대안 제시
지역의 ‘똑똑한 실천’ 필요한 때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환경공학전공 교수(경상북도탄소중립지원센터장) '기후위기·탄소중립'= 지금 이대로 계속 에너지를 쓰고 탄소를 배출하게 되면 현 기온에서 1.5℃가 상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당겨진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폭염, 가뭄에 의한 산불, 폭우, 태풍 등 기우 변화와 위기들이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이다. 연평균 기온차가 시간이 지나갈수록 커지는 것과, 비가 많이 오고 적게 오는 (강수량) 차가 벌어지는 등 문제와 변화들이 예측이 되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기후 위기는 앞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제시한 2050 대한민국 탄소 중립 전략에서도 나온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참여이다. 지역과 군민들의 참여 없이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 탄소 중립에 대한 지역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7억 2천만t 정도로, 그 중 경북에서 발생하는 양은 5천 800만 t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국 산림은 그중 6%밖에 흡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고 흡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협력해 고민해 나가야 한다.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논농사를 지을 때 탄소 발생을 줄이거나, 친환경적인 비료를 사용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의성군에서 운영하는 탄소 중립 캐릭터와 행사 등 지역 탄소 중립 사업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 군민들의 실천과 한 걸음이 더욱더 살기 좋은 탄소 중립 의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김선교 한국과학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이 ‘에너지 전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김선교 한국과학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이 ‘에너지 전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주제발표

온실가스 흡수량이 더 많아
사실상 ‘탄소중립 달성 도시’
재생에너지산업 육성 노력
기후대응기금 조성도 눈길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에너지 전환과 우리의 미래'= 인류 역사는 에너지원을 전환하며 이뤄져 왔다. 단순히 에너지원을 바꾸어쓸 뿐 아니라 에너지양을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이제 재생에너지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재생에너지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전히 에너지의 70% 이상을 화석연료를 사용해 확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아직 재생에너지에 익숙하지 않다. 최근 10년과 현재만 보더라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10년 전만 해도 화석연료 발전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가 더 많이 설치됐다. 전기차를 보더라도 10년 전에는 하나의 가능성이었지 미래를 주도할 교통수단은 아니었다. 2012년 전기차 비율은 0.2%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8.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도 10년 전에는 한계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날씨, 시간 등에 대한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100% 재생에너지 사용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런 흐름은 이제 완전히 변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등은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지속 가능한 경제를 형성하는 데 있어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정책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갔다.

다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화석연료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기술력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추진됐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반대의견도 나온다. 공존과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며 함께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탄소중립을 준비하는 의성군’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탄소중립을 준비하는 의성군’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탄소중립을 준비하는 의성군'= 의성군은 탄소 배출량보다 흡수량이 더 많다.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한 상태다.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한 상황에서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점은 더 많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도시들이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의성군의 군정 목표를 보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비롯해 태양광·풍력발전,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생적인 성장 기반 조성 등을 두고 있다. 탄소중립만큼이나 에너지전환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탄소중립 추진단을 통해 기후대응기금을 관리하는 등 상당한 실행체계를 갖췄다. 지금 시점에 기초자치단체에서 체계적으로 기후대응에 나서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다만 고민을 나눠야 하는 부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에너지만 전환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 가스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뛰었다. 이 여파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이달 중 국내 전기·가스 요금이 오르게 된다.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면 농사용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면세유에 대한 보조금도 이대로 줄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응하는 수준을 떠나 우리의 생계와 생활로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다시-패널토론
‘2022 의성 탄소중립 포럼’이 5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 청소년 문화의집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탄소중립실천과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패널토론

통합신공항 연계 홍보 전략 마련
지역사례 해외 공유 필요성 제시
농업·건물·수송 등 다양한 분야
실천 가능 전략 모델 발굴 유도
에너지 자립마을 발돋움 준비
배출권 거래 생태계 형성 기대

패널 토론= 탄소중립 실천과 기후변화 대응(좌장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이원태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독일 등 해외 탄소중립 사례를 보며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국내 사례를 소개하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사례로 의성이 탄소중립 시범마을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의성 내부에서 보면 잘 못 느끼지만 외부에서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의성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 탄소중립뿐만이 아니라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남광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의성이 '탄소중립'에 대한 강점을 어떻게 브랜드화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탄소 중립을 이어가는 농업형 도시, 통합 공항이 들어오는 데 따른 글로벌화를 고려해 '탄소중립도시'임을 알릴 수 있다. 농업, 건물, 수송 등 분야별 탄소중립 유지 아이디어들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축산 분야에서는 축산 분뇨를 자원화하거나, 열에너지로의 전환 방법을 고민하는 등 전략적인 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자립마을'로 가져가는 대표 사업들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노진수 경북과학기술진흥센터 센터장= 왜 의성이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봤다. 지역주도 혁신성장 모델을 탄소중립에서 찾으려 한다는 추측이 든다. 그렇다면 의성을 탄소중립과 연결시켰을 때 다양한 아이디어 중 어떤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또 하차감이라는 말도 있다. 어느 지역이나 명소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렸을 때 보여지는 광경들을 말한다. 오늘 의성에 왔더니 마늘은 명확하게 보여지는 것 같다. 의성의 하차감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경북 23개 지역 중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지역으로의 활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보면 농업중심인 지역 특성과 자체적인 노력으로 탄소중립을 초과달성하고 있다. 더 나아가면 탄소중립을 대표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업시설이 적은 만큼 re100을 넘어 200·300으로 갈 수도 있을 듯하다. 앞으로 태양광 농업이나 배출권 거래와 같은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가 형성되는 부분도 기대가 된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가스를 배출한 사람과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이 같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상황에서도 지역마다 처한 상황이 너무 다르다. 의성은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배출량이 가장 많은 충남 당진은 석탄발전소가 몰려 있어서 탄소중립이 어렵다. 석탄발전소 문을 닫으면 탄소중립 차원에서는 좋지만 고용 충격이 생긴다. 또 산업계와 농가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동등하게 지고 있는지에도 고민이 든다. 책임을 공정하게 나누지 않으면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농가와 지방 정부, 국가가 할 일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이 중요하겠다.

김병태·정은빈·김수정·조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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