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빛...공간을 살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다
[일상 속 디자인 기행] 빛...공간을 살리고 마음을 어루만지다
  • 류지희
  • 승인 2022.10.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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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기반 광섬유그림 작품
주변 조도 따라 달라지는 색
소재 고유 특성·우수성 활용
자동차 내부 튜닝으로 인기
어둠에 대한 이해 돕는 빛
예술 분야서 다양하게 활용
사람에 '행복한 감정' 선사
상처받은 정서 치유 큰 도움
2022 부산디자인위크에서 광섬유그림액자를 판매하는 '아니아트'브랜드 부스이다. 전시를 통한 현장 예약구매로 진행이 되며 많은 사람들의 인기과 관심을 받은 디자인제품이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서 별은 영혼이 깃들어 살아 숨 쉬는 하나의 빛인 듯하다. 사실 물리학적으로 빛이라 함은 시각 신경을 자극하여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전자기파이며, 물체가 광선을 흡수 또는 반사하여 나타내는 빛깔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짧은 찰나의 순간에 발현되는 현상인 것인데, 우리는 이 ‘빛’을 보며 수만 가지의 의미와 이야기와 감성을 더하고 느끼곤 한다. 작고 가녀린 빛줄기가 한자리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희망, 아름다움’과 같은 말들이 저절로 은은하게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빛을 이용한 각양각색의 시각디자인물들은 끊임없이 발명되고 있으며, 호불호가 없이 늘 인기가 많은 품목 중 하나이다. 빛은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고 평온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곁에 두고 자주 느끼며 에너지를 얻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된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나 겨울에는 그 빛의 온기 삼아 한 계절을 함께 넘기곤 한다.

필자 역시 올해 6월 부산디자인위크에서 ‘광섬유 그림 액자’라는 작품을 만난 후 아침, 저녁으로 시각적 희열감과 함께 적지 않은 틈새 힐링 중이다. 장장 4개월에 걸친 기다림 끝에 풍경화에 광섬유를 한 땀 한 땀 수 놓은 광섬유그림액자 작품을 수령했다. 이 작품의 경우 특허 인증을 받은 과학기술이 접목된 예술작품이며 광섬유가 가진 소재의 특성과 우수성을 디자인으로 잘 융합한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주로 유럽의 풍경화를 그림의 콘텐츠로 삼으며, 그림의 빛은 LED를 기반으로 광섬유를 활용한 특수 제작 라이트닝 캔버스로 제작이 된다. 저전력 고퀄리티의 그림 액자로 주변 환경의 밝기 즉, 조도에 따라 그림의 색감 표현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요소이다. 바늘보다 더 가는 광섬유 다발 한 가닥 한 가닥을 풍경화의 포인트 부분에 삽입하여 아주 정교하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원리이다.

그 내구성으로 1년 365일 밝은 아침부터 캄캄한 밤까지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있는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소소한 일상 속 즐거움을 선물받는 것이다.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일과 끝에 캄캄하게 소등된 방안에서 고요히 반짝이는 풍경이 반겨주는 모습을 바라보고 으면 그것 만으로도 그 날의 지친 수고로움에 위안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사실 광섬유 소재는 인터넷과 케이블 TV에 주요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산업용뿐만 아니라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고급 소재이다. 특히 인테리어 공간 디자인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데, 자동차의 내부 인테리어를 일명 ‘간지나게’ 럭셔리한 튜닝을 하기 위해 광섬유 무드등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은은하게 연출되는 빛의 색감은 물론, 광섬유는 낮은 전압으로 소음이 극미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은 들을 수 없을 정이며 발열도 되지 않으니 안전하고 멋스러운 고급 차량의 필수조건에 충족되는 셈이다.

차량 내부에 광섬유 조명 라인을 삽입하여 디자인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밤 하늘을 수놓은 별들처럼 공중에 빛을 뿌려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인간에게 평화롭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빛을 이용한 공간 디자인은 심리센터나 발달센터, 전시회 등에서 정서 및 감정 치유를 위한 교구로 활용되는 좋은 예시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빛을 통해 세상을 보고 빛을 통해 어둠의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예술 분야에 활용된 빛이 가진 의미가 일상 속에서 얼마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지, 귀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생겨나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자’이다. 우리는 그러한 빛의 현상을 보고 그림자를 활용한 ‘공간의 확장’이라 말한다. 빛이라는 매개체가 우리에게 전하는 느낌들과 메시지는 추억을 회상하는 과거로 혹은 희망찬 미래로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정서적, 시간적 확장성’을 담고 있기에 일상 속 우리에게 늘 애정 받으며 필요시 되는 소재가 아닐까.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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