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합위기의 한국경제, 정치권·기업·가계 고통 분담해야
[사설] 복합위기의 한국경제, 정치권·기업·가계 고통 분담해야
  • 승인 2022.10.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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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사면초가 신세다. 8월 경상수지가 30억5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7일 발표했다. ‘해외 배당’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큰 4월을 제외하면 2012년 2월 이후 10년 만이다. 게다가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더욱 1천800조원의 가계 부채 시한폭탄에 불이 댕겨지면 어떤 대란이 벌어질지 모른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가 첩첩산중에 갇혀 신음 중이다.

미국의 과격한 금리 인상을 신호탄으로 전 세계가 환율 전쟁에 돌입했지만 정부는 낙관론 일색이다. 외환보유액이 금융위기 후 최대폭인 197억 달러 급감하고 주가가 폭락해도 다른 나라들이 다 겪는 일이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적자인 재정과 경상적자가 겹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로 닥쳤는데도 경제 부총리는 “경제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는 게 외부 시각”이라고 했다.

1997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경제가 업그레이드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줄고, 자본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는 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자세는 너무 느슨하다.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실엔 지금 금융위·금감원 파견 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금융 전문가 없이 경제전쟁을 치르겠다니 말이 되는가.

9월에는 국제유가 안정세 덕분에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 .결정을 하면서 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큰 폭 감산에 겨울철 난방 수요까지 겹치면 현재 배럴당 80달러 후반인 국제유가가 지난 3월의 최고가 147달러도 돌파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에 혹독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반도체 부문 이익이 30%가량 줄어 든 가운데 4분기에도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초대형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 경고등이 커진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치권과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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