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 시장의 산하기관장 ‘公正’ 인사
[기자수첩] 홍 시장의 산하기관장 ‘公正’ 인사
  • 승인 2022.10.10 20: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주오
정경부 차장
정부나 자치단체나 사람 기용은 잘하면 만사(萬事), 못하면 망사(亡事)가 된다.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원칙은 간단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선출직 공직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자치단체장이 지향점이나 이념 성향이 자신과 맞는 이들을 주변에 두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로 경영 부실, 지방재정 악화 등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지자체 산하기관장 인사 때마다 코드·낙하산·보은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하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논공행상’이니 ‘측근 챙기기’니 하는 뒷말이 나온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산하기관장 인사독점에 따른 폐해를 이제는 청산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산하기관 설립 목적이 ‘본청이 모두 챙길 수 없는 전문화되고 특성화된 분야의 업무를 맡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인사 접근법은 이제라도 달라져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임 이후 선거캠프에 참여한 인사들 중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실제 임명된 기관장은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관련 전문가들이 임명됐다. 최근 대구교통공사 사장·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대구문화예술진흥원 원장 등은 공모 절차 및 대구시의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거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대구교통공사 사장에 김기혁 계명대 교통공학전공 교수를,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에 정명섭 대구도시공사 사장을,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문기봉 전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 등을 임명했다. 임기는 3년이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김유현 원장 역시 권영진 대구시장때 8대 원장으로 일해 온 사람으로 홍 시장과 아무런 인연이 없으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초대원장에 김정길 전 TBC대구방송 대표이사 내정자도 홍 시장과의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대구문화예술진흥원 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이들 기관장은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이뤄진 지역 공공기관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번 기관장들의 임명은 홍 시장의 공공기관 개혁의 표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홍 시장은 “18개 공공기관을 12개로 통폐합하고 유능한 외부인재를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인사는 처음부터 직목(直木)처럼 곧은 인물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 부패한 사람을 쓰면 부패의 고리가 이어져 결국 망하기 십상이다. 부실 인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경험했다. 민선 8기 홍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로 인한 폐해 논란을 잠재우고 현재처럼 굽은 것은 굽었다고, 곧은 것은 곧다고 인정하는 올바른 인사의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