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창밖
붉은 감하나 매달려
온 힘으로 버틴다.
하얀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젖은 날개로 찾아 줄
까치는 어찌하냐고.
사랑으로 버티노니
풀 한 포기에도 눈길 가고
모든 생명체가 새롭고 감사하네
낡고 벌거벗은 몸에도
희망은 있음이야.
◇靑蘭 왕영분= 월간문학세계 시 부분 신인상(03),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화문인협회 회원, 다산문학 대상, 한국미소문학 대상, 개인시집 : 참나리 사계를 살다, 햇살 한줌의 행복, 속삭임.
<해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나무 꼭대기 홍시 하나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매달려있다. 언제 자신을 찾아올지 모를 까치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안간힘으로 무게를 버티며 매달려 있다.
먹이를 찾아 추위에 떨다 그 감을 발견하는 까치는 얼마나 행복할까? 이타적인 생각은 사람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제 자리에서 말없이 피고 지는 많은 생명은 돌고 도는 자연 속에 순리대로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배려하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우리는 또 새로운 희망을 읽을 것이다.
-김인강(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