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시에 야생멧돼지 폐사체 수색 전문훈련을 받은 탐지견을 투입한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17일부터 올해 말까지 ASF 감시를 위해 경북 문경과 충북 충주·괴산 등 집중관리지역에 탐지견 9마리를 약 30회 가량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수색지역은 집중관리지역 23개 시·군 중에서 ASF 바이러스 발생상황과 산맥, 고도 등 지형을 고려해 선정했다.
이들 탐지견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전문적인 폐사체 수색 훈련을 받았으며,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체력으로 사람의 출입이 힘든 가파른 계곡이나 우거진 수풀에 숨겨진 야생멧돼지의 사체를 찾을 수 있다고 환경 당국은 설명했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탐지견을 통제·관리하는 핸들러와 함께 수렵견을 대상으로 냄새 인지능력과 체력을 강화하고 훈련 과정을 거쳐 폐사체 수색 능력이 입증된 탐지견 9마리를 키워냈다.
올해 6월 ASF 바이러스 음성으로 확인된 야생멧돼지 폐사체로 진행한 모의 훈련에서 이들 탐지견은 수색 시작 2시간 안에 야산에 숨겨둔 4개체를 모두 발견했다. 올해 7월부터 3개월간 문경, 충주에서 실전 훈련에 투입된 탐지견들은 야생멧돼지 폐사체 6개체를 발견해 수색 능력을 입증했다. 이들 폐사체는 전부 음성으로 확인됐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안전사고와 바이러스 오염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탐지견에 입마개를 착용한 상태로 활동시키고, 수색이 종료되면 탐지견을 포함한 인원, 차량을 현장에서 철저히 소독할 계획이다.
수색은 하루 4시간 정도 진행하며, 탐지견 건강을 위해 1시간에 한 번씩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날씨에 따라 수색 시간을 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정원화 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장은 “독일, 스위스 등에서도 야생멧돼지 폐사체 수색을 위해 탐지견을 육성해 활용하고 있다”라면서 “야생멧돼지 폐사체는 바이러스 오염 전파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탐지견을 활용한 신속한 발견과 제거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