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야, 너는 어쩌자고 이렇게 되었니
몰라,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언제까지 이러면서
어떻게 되길 바라는 거야
오늘도 해답을 얻을 수가 없구나
내가 왜 이러는지 너는 알고 있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외로움이야
오로지 깜깜이 친구의 비밀을 삼켜야 한다는 것이야
입 막고 코 막고 눈으로만
진한 숨 삭이며 인생을 공유하래
난 모르겠어
내일 다시 얘기해.
◇권영화= 2009년 경북대학교 문예창작과정 수료 및 <문학예술> 등단, 2012년 시집 <버들며느리> 냄. 한국문협, 대구문인협회 회원. 2020년 대구문화재단 인생나눔멘토.
<해설> 코로나로 인해 참 많이도 답답한 시절이다. 누구에게 속 시원히 명확하게 들을 수 없는 비밀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상황, 그 비밀친구를 알 수 없기에 오로지 외로움으로 버텨야 한다.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하는 희망도 이젠 거의 반포기 상태이다. 스스로 알아서 자신을 지켜야 한다. 다시는 이런 비밀스러운 친구와는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인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