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개나리
[좋은시를 찾아서] 개나리
  • 승인 2022.10.2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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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원 시인

봄은 왔지만

내 가슴

아직도 서리 묻은 날개로

아득히 가는 철새들의 하늘뿐이다

언 발 능선에 딛고

한 겨울 바람 견디는 헐벗은 나무들뿐이다

그런 어느 날

바삐 출근하는 순환 도로 언덕길에

유치원 어린이들처럼 노오란 옷 입은 개나리들

길게 줄 서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해맑은 빛깔 보내며

연신 손 흔들어 주고 있었다

가슴속 서리 묻은 날개와 나뭇가지들

한순간 절로 녹아지고 있었다

◇권중원= 행정고등고시 12회 합격(1973년), 경제학박사, 대구지방국세청직세국장(1999년) 역임, 현 세무사.

<해설> 계절의 봄이 마음의 봄보다 먼저 찾아왔다. 남아있는 추위에 몸을 움츠려있는 동안 여리 디 여린 노란 개나리들이 소리 없이 다가왔다. 어서 마음의 문 활짝 열고 봄으로 오라고 손을 흔든다. 희망의 색을 지닌 노랑개나리 덕분에 출근길에서 마음의 봄을 맞는다. 재잘거리는 유치원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곧 개나리처럼 올 것이다. 햇살 가득 안고.

-김인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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