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시오 2-0 꺾으며 ‘파란’

서건우(한국체대)가 올림픽 랭킹 1위를 꺾고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서건우는 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마지막 날 남자 80㎏급 결승에서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레시오는 이 체급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1위이자 올해 월드 그랑프리 시리즈 1차(이탈리아 로마), 2차(프랑스 파리)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한 절대 강자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는 남궁환(한국가스공사)을 2-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해 다시 한번 우승을 노렸다.
3전 2승제 경기에서 서건우는 2m에 가까운 큰 키의 알레시오를 맞아 1라운드에서 6-4로 이겨 먼저 1승을 챙겼다.
2라운드에서는 중반까지 1-5로 끌려간다 천금 같은 몸통 득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다급해진 상대의 감점이 늘어날 때 주먹 득점까지 성공시켜 서건우가 7-6의 극적인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서건우는 준결승에서 2m 장신인 튀르키예(터키)의 피라스 카투시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이 체급 한국 대표팀 최상위 랭커이면서 같은 대학 3년 선배인 박우혁을 2-1로 꺾었다. 이전까지 서건우는 박우혁에게 3전 3패를 기록 중이었다.
우리나라는 그랑프리 챌린지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선수 중에서는 남자 58㎏급 박태준(한성고)에 이어 이날 80㎏급에서 서건우가 금메달, 남궁환이 동메달을 추가해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서건우의 남자 80㎏급 우승은 의미가 크다. 이 체급은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전통적으로 약체로 평가된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총 여섯 번의 올림픽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 체급이다.
서건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5천 달러(약 720만원)를 받았다. 랭킹 포인트 60점을 추가해 현재 66위인 랭킹을 20위권 초반대로 대폭 끌어 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 현재 29위인 박우혁도 뛰어넘게 된다. 한국은 남자부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챙기고 사흘 동안 열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부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