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처절한 대한민국
[천자만필] 처절한 대한민국
  • 승인 2022.10.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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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보이콧 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다면 대통령 시정연설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시정연설 참여 가능성에 대한 조건을 걸었다. 바로 다음날인 24일,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시정연설에 대해 추가 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헌정사에 들어본 적 없는 것 같다’며 민주당의 사과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윤 대통령의 말이 맞다.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예산안 시정연설이 도입된 이후 야당이 전면 보이콧한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으로 민주당이 반발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정국은 얼어붙다 못해 빙하기 시대가 됐다.

씁쓸한 사실은 정국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다. 여러 사법리스크 문제가 제기됐지만 이재명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고, 전당대회 기간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가 경찰에서 소환되어 5시간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당대표로 선출되자마자 이재명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받았다. 야당 대표가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요청 했지만 돌아온 것은 사정의 칼이니 잘잘못을 떠나 이때 이미 협치는 물 건너간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윤정부는 처음부터 이 대표를 야당대표로 인정할 생각이 없었던 듯하다. 최근 이 대표의 ‘분신’ 김용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의 구속과 여러 혐의점에 대한 수사를 생각하면 정권 차원에서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야당은 왜 ‘정치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을까? 왜 아직도 윤정부는 20~30%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문제는 바로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의 허위경력 수사에 채용될 당시의 담당자가 아닌 현 채용 담당자를 불러 조사해 불송치를 한 것,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새로운 사실들에 대한 묵묵부답, 수사기관의 형평성이 무너진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풍자 포스터를 붙인 한 작가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풍자할 자유는 갖지 말란 것인가?

누가 그랬다. “지는 사람은 감옥 가는 처절한 대선”이라고. 그 말이 맞아가는 이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처절한 대선이 결국 처절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연말이 가기 전 우리 국민들은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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