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베트남 국제 결혼한 남자의 찐 사랑
[결혼이야기] 베트남 국제 결혼한 남자의 찐 사랑
  • 승인 2022.10.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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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리스토리결혼정보회사 대표·교육학 박사
남녀 간의 사랑은 국경이 없다. 한 달여간 카톡으로 베트남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남자는 열심히 채팅과 페이스 톡으로 원거리 사랑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주일간의 여정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향했다. 47세의 남성은 결혼생활을 10여 년 정도 했으나 아이가 없었고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좋은 대학을 나온 대기업 사원이었다. 장남에 대한 손주의 바람이 큰 극성스러운 어머니의 권유로 맞선을 수없이 보았으나 기대치가 무너졌다. 이유는 출산이 가능한 한국 여성과의 나이 차이가 극복이 되지 않았다. 필자는 먼저 대구에 사시는 어머니를 만나서 베트남 국제결혼에 관한 면담 절차를 가졌다. 그 후 당사자인 예비신랑이 토요일 서울에서 내려와 커피 향이 진한 어느 한적한 카페에서 상담을 했다. 그는 미리 도착해서 커피 주문 코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예의가 깍듯하고 훤칠했다. 신랑의 첫인상과 이미지가 괜찮아서 마음이 흡족했다

요즘은 베트남이나 한국이나 배우자에 대한 여성들의 사고와 이상형이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여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해결되고 베트남에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 남성이 나이가 많거나 재혼이면 여성들도 재혼이라야 성혼이 되는 추세다. 베트남 여성들도 남성의 외모나 능력 외에 느낌도 중시한다. 남성을 사랑할 수 있는 feel(느낌)을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한다. 한국 남성이 괜찮아야 베트남 신부도 좋은 여성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가 만난 여성은 20대 후반의 재혼 여성이다. 한국적인 외모에 도시적이고 영리한 여성이었다. 베트남 들어가기 전에 수시로 양가 부모 형제들과 영상통화를 해 남녀는 거리감이 없었다. 한국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아이는 몇 명을 낳을 건지 신혼의 꿈을 미리 계획했다. 첫 만남에 신부는 환한 웃음으로 한 다발의 꽃 선물을 신랑에게 안겨주었다. 그렇게 꿈같은 베트남의 신혼 일주일을 보내고 신랑은 한국에 먼저 들어왔고
신부는 비자를 받기위해 한국어 수업에 전념했다. 신랑은 한국에 도착 후 이틀만에 신부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다음달 베트남행 티켓을 예약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남녀의 사랑은 순수하고 해맑다. 하루라도 더 빨리 신랑을 보고 싶어하는 나이어린 신부의 투정과 애교는 신랑의 연애세포를 깨웠다.

15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농촌의 노총각이 베트남 결혼을 했다. 그 당시는 핸드폰도 없었고, 신부 동네 이장집에 유일하게 다이얼식 전화가 있었다. 이장집에 부탁을 해야 신부의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었다. 신랑이 신부가 보고 싶어 상사병이 났다. 밥도 안 먹고 몸도 수척해졌다. 어느 날 사무실에 찾아와서 신부가 보고 싶어 병이 낫다며 하소연을 했다. 몇 달만 기다리면 되니 일도 열심히 하고 신부를 위해 신혼집 단장도 하라고 했다. 그는 불쑥 내 손을 잡더니 "사장님 고맙습니다. 가슴에 맺힌 것이 확 내려갔어요." 하더니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었으면 그ㅤㄹㅒㅆ을까.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국제결혼이 무슨 '찐 사랑' 이냐고들 생각할 수 있다. 남녀의 사랑은 언어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첫 만남의 3초간이 일생의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다. 글로벌화 시대에 기성세대보다 젊은 세대들이 외국문화에 익숙하다. 해외에 유학생이나 기업인 등 주재원의 자격으로 외국 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많다.

국제결혼도 이제는 많이 변화했다. 지구화 시대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세계가 공존하는 시대다. 우리는 각자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국제결혼을 한다. 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결혼은 혼밥과 혼행의 무의미한 일상에 새로운 에너지와 사람 냄새를 풍기는 마법과도 같다. 결혼은 해가 갈수록 줄고 출산율 저하는 국가 비상사태다. 국제결혼을 하는 사람은 아이를 가지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어쩌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 이들은 구국 운동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7세에 아이를 갖고 싶어 베트남 국제결혼을 한 그는 가슴 설레는 찐 사랑을 경험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담 시에 표정이 다소 굳어 보였던 그의 얼굴에 많은 변화가 왔다. 환한 미소와 밝은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고 이국땅에 있는 신부를 향한 가을 남자의 찐한 사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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