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 선택
[달구벌 아침] 선택
  • 승인 2022.10.3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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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가 지나고
감정 표현 독려하는 시대 찾아와
나쁜 감정도 자유롭게 표현하니
조절 어려워져 감정에 끌려다녀
박순란 주부
참는 것이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자가 성공한다.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 여자가 결혼하면 장님 3년, 귀머거리3년, 벙어리3년, 합9년을 참으면 된다고 했다. 그렇지만 참는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9년을 참는 과정이 행복할까? 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보다는 자신을 표현하고 함께 의논하여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은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자기의 감정도 함부로 내보이지 않고 절제하는 것이 미덕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감정을 너무 억누르고 억압하면 심리적 우울감, 불안, 공황장애 등 문제가 발생해서 될 수 있으면 감정을 표현하라고 한다. 약점 잡히지 않고 이용당하지 않고 감정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인지, 비밀이 보장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에게 상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같다.

홍희도 나름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을 많이 참았다고 생각했고, 5년전부터는 자신의 감정이 생겨나면 감정을 인식하고 말하고, 감정에 따라서 행동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감정을 조절하기가 더 힘들어 지고,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에서뿐만 아니라 뇌에서 점점 깊이 박히고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좋은 감정이야 당연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좋지 않은 감정, 미운 감정, 싫은 감정, 분노의 감정, 억울한 감정 등을 인식하고 그 감정을 따라 가다보니 자신이 감정의 노예로 끌려다니는 것 같다. 타인과의 관계도 점점 멀어지고, 좋은 사람보다는 좋지 않은 사람들이 더 보인다. 예전에는 장단점이 있으면 장점을 보려고 했는데 이제는 단점이 더 각인된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말해야할 때 침묵하지는 않더라도 줏대를 가지고 나를 지켜야 할 것 같다. 1단계 마음과 머리에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을 인식한다.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일단은 인식한다. 아닌 것으로 그냥 덮어버리지는 않고 생기는 것을 분명히 인식을 한다.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것은 굳이 애써 꺼낼 필요는 없다. 확실하게 생긴 것은 눌러서 없앨 필요는 없다. 그건 분명히 느낀 것이고 생각한 것이다.

2단계 선택을 해야 한다. 크게 만들 것이냐 작게 만들 것이냐이다. 좋은 감정은 가만히 놔둬도 그것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애쓰지 않아도 좋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크게 하기 보다는 작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점점 크게 만들면 자신의 마음과 머리를 부정적인 것이 온통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해야 한다. 그래서 작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 작게 만들려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 인식하고 표현하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용불용설’처럼 부정적인 것을 자꾸만 인식하고 표현할수록 인식되는 것이 늘고 자꾸만 표현하고 싶어지고 그 결과는 시간과 정신을 자꾸만 빼앗기게 되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입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도 눈을 돌리지 못한 장님이 되어 버린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시험에 불안해하는 엄마가 있다. 아이는 그 엄마로 인해 더 불안하다. 지금 이 순간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엄마의 불안한 한숨에 오히려 기운을 빼앗긴다. 자신의 인생을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노력하는 딸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무기력하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방황하는 것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스무 살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에 주목하자. 불안으로 오늘 하루를 보낼 것인지, 꿈을 꾸는 딸이 있음에 행복해하며 하루를 보낼 것인지. 선택하자. 늘 긍정적으로 선택하는 법을 터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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