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다른 참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이태원 참사 또한, 예방 가능했나? 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필자는 지난 27일 자 <“30만 명 모인다” 핼러윈 앞둔 이태원 일대, 마약 우려에 ‘긴장’> 헤럴드경제 기사에 주목한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본문을 보면 경찰은 핼러윈기간에 총 30만 명의 인파가 모일 것을 분명히 예상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경찰이 대처했더라면 사람들이 통행하는 곳, 즉 병목 현상이 생길수도 있는 곳에 경력을 배치해서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아쉬운 점은 하나 더 있다. 29일 참사가 벌어지기 한 시간 전쯤 현장에서 생방송을 하던 인터넷 방송인 ‘BJ 꽉꽉(본명 곽혜인)’은 이태원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사람들이 계속 밀어요, 안에 사고 날 것 같아요 저기”라며 직접 얘기했다. 파출소를 찾아간 시간이 오후 9시 16분쯤이니 이번 참사를 막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알려지지 않았던 사고 당시의 여러 상황이 공개되면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 장관은 사고 다음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무한책임’을 감안하면 국민들로 하여금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는 발언이다. 결국 이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정부는 최대한 이 처참한 참사에 대해 충분히 국민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그리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완벽한 안전 매뉴얼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윤 대통령이 말한 무한책임, 공직자의 자세다. 국민들 또한 이번 참사와 관련한 무분별한 혐오, 음모론을 경계해야 한다. 꽃다운 나이에 생을 달리한 젊은이들을 2차 가해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번 참사의 모든 피해자, 유족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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