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이음’의 시대를 만들어가는 연결고리
[대구복지논단] ‘이음’의 시대를 만들어가는 연결고리
  • 승인 2022.1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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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리 가정종합사회복지관장
2014년 엠넷 ‘쇼미더머니3’에서 바비라는 가수가 ‘연결고리’ 라는 곡으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힙합을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라는 가사를 흥얼거렸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대중매체 속에서 회자 되고 있는 노래이다.

‘연결고리’라는 노래 제목처럼 나와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우리 주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연결고리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연결고리, 세계 여러 곳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연결고리 등 우리가 존재를 인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는 수많은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카카오톡 메신저가 수 일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국민 상당수가 전화나 문자보다 더 자주 사용하던 카카오톡이 불통이 되어 버리니, 우리 사회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게 되었다. 그룹으로 묶여있던 사람들과 연락이 단절되고 친구나 지인의 생일을 확인하고 작은 선물을 보내는 것도 불가능해 지는 등 여러 불편한 점이 많이 생겼고,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대신 할 수 있는 다른 메신저를 찾아 가기도 하였다. 카카오톡 메신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우리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면, 지금은 그 사이를 이어주는 소프트웨어. 즉 연결고리가 점점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는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들을 하나로 이어주던 수많은 연결고리들이 있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메시지가 전 국민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었고, 1997년 IMF구제금융의 위기에서는 ‘자발적인 금모으기 운동’ 같은 국민주도의 활동들이 우리 사회의 연결고리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축구라는 연결고리가 국민을 하나로 만들며 4강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고, 최근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나눔 등의 여러 활동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우리사회를 지탱해 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어려움을 겪은 나라지만 국민을 하나로 이어준 단단한 연결고리들로 인해 지금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일류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사회의 연결고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대 간을 이어주던 연결고리, 지역을 이어주던 연결고리 등의 기능이 약화돼 이곳 저곳에서 심각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소위 지금 우리사회는 연결고리가 부재한 갈등의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미 남북으로 갈라져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이러한 갈등은 ‘단절’과 ‘분절’이라는 사회현상으로 드러나면서 서로 간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분들을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하면 어려움이 있어 도움을 청하러 오시는 분들과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싶어 오시는 분들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전자는 ‘클라이언트’, 후자는 ‘후원자’·‘자원봉사자’라고 하고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사회복지종사자들은 그 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역할을 하게 된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어려움을 안고 도움을 청하러 온 ‘클라이언트’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섬세하게 살필 줄도 알아야 하고, 나눔을 실천하러 온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동기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었던 과거의 과정을 알아야 하고 현재의 상황을 이해해야하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동료들 간의 협업을 위한 공동체성을 키워나가야 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확장시켜가야 한다. 결국 사회복지와 같은 휴먼서비스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바로 사람인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가는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 모두는 연결고리이다. 가깝게는 가족과 친구, 동료 간의 연결고리이고 조금 멀리는 우리사회의 곳곳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이제 우리는 단절된 시대를 이어주는 튼튼한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튼튼한 연결고리로 이어진 우리 사회는 다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이제 ‘이음’의 시대를 만들어가는 연결고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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