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그래도 희망으로 일어서자
[박명호 경영칼럼] 그래도 희망으로 일어서자
  • 승인 2022.11.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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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경악과 비탄 속에 애도의 한 주일을 보냈다. 꽃다운 나이의 아들과 딸들이 고통하며 우리 곁을 떠났다. 안전하고 건강한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사망자 유족들과 부상자 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트라우마(심리적 외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고통과 상처는 하루 속히 치유되어야 한다. 더 이상 이 땅에서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비극을 다시는 보지 않아야 한다. 통렬한 반성과 완벽한 재발방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 슬픔과 참혹함을 어서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하고 또 일어설 수 있는 한국인이다. 지금 겪고 있는 비탄과 고통, 그리고 슬픔은 분명 극복될 것이다. 참혹한 사건 현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서로를 도우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다. 합동분향소와 추모공간을 찾은 조문객들이 안타까워하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애절한 장면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반드시 이 큰 슬픔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공감이 넘치는 이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이 어찌 다시 일어서지 못하겠는가.

긍정과 사랑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희망이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슬픔의 유일한 치료제는 웃음이며//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다는 걸 나는 믿는다 …” 로버트 풀검은 ‘내 인생의 신조’라는 시에서 슬픔을 이기는 낙관과 희망을 강조했다. 하지만 희망이 현실이 되려면 잘못된 관행과 사고, 미흡한 제도를 시급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고쳐야 한다.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탁상공론은 무용지물. 행동이 절실하다. 말로만 대책을 제시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해야만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한때 ‘나토’(NATO; No Action, Talking Only)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말만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안일한 자세를 비꼰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갖가지 안전대책을 실행 매뉴얼도 없이 ‘말로만’ 쏟아낸다. 이래서는 우리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험하다.

기업에서도 안전 문제는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최고위험관리자(CRO; Chief Risk Officer)를 둔 기업이 많다. 기업 내·외부의 위험요소를 지속적으로 탐지하고, 분석하여, 예방을 위한 적절한 처방을 마련한다. 소리 소문 없이 닥치는 위기의 대응방법과 행동강령을 사전에 준비한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자세와 올바른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짜 문제는 최고경영자(CEO)가 위험의 정체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위험한지를 모를 때다. 따라서 기업의 CEO는 현장을 잘 살펴야 한다. 언제나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지도자들의 최우선 책무는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사회의 허술한 안전 대책과 안전 불감증을 지적한다. 또 위험요소의 총체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항상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요구했지만 유사한 사고는 반복해서 일어났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국가의 지도자들은 반드시 현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높아져야 한다. 그래야 유효한 안전시스템이 작동된다. 급선무는 국가지도자와 모든 국민이 일체가 되어 안전사회를 구축하려는 결단을 하는 일이다.

늦가을은 결단의 계절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는가를 물어야 할 때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무’라는 제목의 시조다. “단 한번 소풍 길에 제대로 발목 잡혀// 흙 속에 발을 담고 평생을 산다 해도// 세상과 이어진 줄기 나날이 짙푸르다” 시인은 긍정과 낙관의 삶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계 상황에서도 희망의 몸짓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토요일 새벽에 참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봉화 광산에 매몰되었던 광부 2명이 구조된 것이다.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들이 구조대와 어깨동무를 하고 직접 걸어서 폐갱도 밖으로 나왔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이다. 구조대의 필사적인 노력과 모든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기적을 만들었다. 커피믹스로 허기를 달래고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며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며 견뎌냈다고 한다. 반드시 구조된다는 믿음과 희망,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이 생존의 원동력이었다. 생환자 가족들의 감사 인사에는 오로지 ‘사랑’이란 단어만 여러 차례 나왔다.

5백 년 전 북인도 시인 까비르는 “한 단어를 알지 못하면 그는 아직 진정한 인간이 아니다. 그 단어는 사랑이다.”라고 말했다. 헤르만 헤세도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라고 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사랑으로 극복하고 희망으로 다시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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