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산불감시원 지원자, 체력시험 후 숨져
수성구 산불감시원 지원자, 체력시험 후 숨져
  • 한지연
  • 승인 2022.11.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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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펌프메고 500m 두바퀴
면접 앞두고 대화 중에 쓰러져
전국 사망 사례 잇단 발생에도
아직까지 검증 대체 방안 부재
대구 수성구청의 기간제 산불감시원 채용과정에서 한 60대 지원자가 체력시험을 마친 후 쓰러져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산림청은 ‘산불감시원 운영 규정’에 따라 채용시험을 실시하도록 권고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지자체마다 체력시험 평가 기준은 다르다.

15일 대구 수성구청과 수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달 18일 오후 1시 42분께 수성구 고모동 수성패밀리파크 관리사무실 앞에서 체력시험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A씨(66)가 쓰러졌다.

이날 A씨는 무게 15㎏의 등짐 펌프를 메고 500m 구간 2바퀴를 20분 이내에 마치면 합격하는 체력검정을 13분 이내에 마친 후 구두면접을 앞두고 동료들과 대화하며 쉬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수성구에서는 쓰러진 A씨를 발견한 직후 구강 내에 있던 토사물을 제거한 뒤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 구급대가 심폐소생술과 약물투여, 제세동기 등의 조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수성구는 지난해까지 15㎏짜리 등짐 펌프를 메고 산지 1.7㎞ 구간을 이동하는 방식에서 올해 평지 1㎞를 걷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수성구청 산림보호팀 관계자는 “사전에 준비운동 겸 코스를 익히기 위해 500m 가량을 지원자 전원과 함께 걸었고, 시험에 앞서서는 건강 이상 등을 물으며 안전한 시험이 가능하도록 실시했다”라면서 “금번 사고에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산불감시원 지원자 대부분은 60대 중후반 연령층으로 70대 등도 있다. 그간 산불감시원의 채용 체력 검정 과정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사망 사례가 잇따랐다. 산림청은 지난해 체력평가 기준을 완화하는 대책을 마련한 바 있으나, 당시에도 지자체 안밖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단순히 기준을 완화하는 데에 그쳐 사고예방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현재까지도 체력 검증을 대체할 근본적인 방안이 부재한 상태이다.

대구 한 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산불감시원의 주 역할은 산불 감시와 진화 이후 뒷불 감시이지만 진화 보조작업을 하기도 한다”며 “때문에 체력시험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아니면 다른 대체 방법은 없을지 지자체마다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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