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김민주 학생 ‘홀로 아리랑’ 작곡…대학 창작가곡제 대상
계명대 김민주 학생 ‘홀로 아리랑’ 작곡…대학 창작가곡제 대상
  • 황인옥
  • 승인 2022.1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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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센 기상·통일 염원…한국인 정서 녹였어요”
“5음계 혼용 국악 요소 가미
기존 가요 스타일 탈피 노력
한국 가곡 아름다움 깨달아
울림 주는 작곡가 되고파”
수상곡 전국 가곡 교실 보급
내달 가곡탄생 100돌 공연
대학창작가곡제대상수상자-김민주
행복북구문화재단 제5회 대학 창작가곡제 대상 수상자 김민주.

계명대 작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주(22·계명대)는 행복북구문화재단이 기획한 제5회 대학 창작가곡제에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어떤 곡을 쓸까?”를 고민했다. 그때 평소 그의 어머니가 기타 반주로 자주 불렀던 가요 ‘홀로 아리랑’이 떠올랐고, 홀로 아리랑을 가곡으로 작곡하자는 결심을 했다.

‘홀로 아리랑’은 한돌이 작사·작곡한 히트 가요다. 전통 아리랑 선율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음색과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가사로 호평을 받았다. 히트한 가요를 가곡으로 창작하는 발상은 이색적이지만, 문제는 이전의 가요가 잊혀질 만큼 새롭고 참신한 가곡을 어떻게 작곡하느냐였다. 익숙한 가요 선율이 무의식적으로 방해 요소가 될 여지가 높고, 가요풍을 전혀 다른 가곡풍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도 바로 그 문제에 봉착했다.

“가요의 틀이 무의식 속에 계속 남아있어 그것을 탈피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가 ‘홀로 아리랑’에 담아내고 싶었던 정서는 한국인의 굳센 기상과 통일에 대한 염원. 가사에 최대한 근접하자는 것이 1차 목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관심사는 기존의 곡과 전혀 다른 새로운 곡에 맞춰졌다. “우리나라 정서를 제대로 반영한 가곡이라는 느낌을 주는 곡을 쓰고 싶었어요.”

그가 작곡의 방향성으로 잡은 것은 한국 하면 떠오르는 강인함과 희망에 대한 염원 등의 정서다. 8분의 5박자란 변박의 특징을 가지며 ‘홀로 아리랑’을 강조하거나 정박을 특징으로 하면서도 5음계를 혼용하여 국악적인 요소도 가미하며 작곡 초기에 가졌던 의도를 채워갔다. “제가 해석하는 한국적인 정서를 작품 속에 녹여내고자 했어요.”

행복북구문화재단이 올해로 5회째 기획한 ‘대학 창작가곡제’는 ‘신진예술가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0일 열렸다. 우리의 아름다운 가곡을 만들어 널리 전파하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가진 창작가곡을 발굴해 문화예술도시 대구의 위상과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서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기획 취지였다.

가곡제 형식은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콘서트 경연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지난 9월 악보예선심사를 거쳐 선정된 본선 진출자 12명의 작품을 전문성악가들과 CM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연주하며 경연을 펼쳤다. 이날은 심사결과에 따라 대상 1명, 금상 1명, 은상1명, 동상 1명, 장려상 2명 등 총 6명에게 수상의 영광이 주어졌다. 김민주는 “민요의 리듬으 잘 살려 작곡했고, 선율과 가사 연결이 좋다. 또한 오케스트레이션도 훌륭했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당당하게 대상을 거머쥐었다.

프로 작곡가들도 자작곡을 오케스트라 반주와 성악가의 협연으로 초연하는 경험을 하기 쉽지 않은데, 행복북구재단은 대학 재학 중인 학생들의 곡을 완벽한 형식의 초연 무대로 경연을 펼치게 했다. 수상을 떠나 연주 경험 자체만으로도 본선 참가자에게는 혜택이다. 김민주도 자신의 곡을 “오케스트라와 성악 협연으로 제 곡을 연주하게 되어 꿈만 같았다”며 감격해 했다. 특히 가곡으로 작곡한 곡을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곡을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협연으로 무대에 올리게 되었지만, 내심 걱정도 컸다. 곡에 담아냈던 작곡가의 의도를 연주자들이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말그대로 기우였다. 첫 리허설 연주를 듣자 불안감은 사라졌다. “성악가 선생님께서 곡이 너무 좋다고 칭찬해 주시고, 저의 의도도 잘 전달해 주셨어요.”

수상자들에게는 다양한 특혜가 주어진다. 상장과 상패가 수여되고, 수상곡들은 전국 각 가곡교실을 비롯해 구·군 합창단 등 다양한 단체에 보급하게 된다. 특히 대상곡은 다음달 가곡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박태준과 단팥빵’ 공연에서 연주하게 된다. 그가 “처음 곡을 작곡할 때 자신의 곡이 널리 알려져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염원을 대학 창작가곡제가 충족시켜 주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학생 신분인 제 곡이 프로 무대에서 연주되는 경험은 앞으로 작곡가로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그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이번 경연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가 “보통 성악 하면 이탈리아나 독일 등 유럽 음악들이 많은데, 한국 가곡을 작곡하면서 한국 가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우리 언어로 쓰여진 시나 가사를 그냥 읽는 것도 좋지만, 그 정서에 맞는 음율을 입혔을 때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이번에 가곡을 작곡하게 되면서 알게 됐어요.”

작곡 공부는 중3 때부터 시작했다.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하는 걸 보고 코드 반주를 배웠다. 하지만 연주보다 예쁜 소리에 어울리는 화성이나 코드를 찾는 것이 더 호기심을 자극했다. 자신의 길이 작곡임을 직감하고 경북예고 작곡과를 거쳐 계명대 작곡과에 진학했다. 직곡가로서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찾아가는 희열이 쏠쏠하다고 했다.

“한 마디, 한 마디 곡을 쓰고 진짜 제가 원하는 소리를 찾았을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같은 희열을 느껴요. 아직은 시작이지만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고 좋은 곡을 써서 사람들 마음에 울림을 주며 함께 공감하는 작곡가가 되고 싶어요.”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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