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내 몸에 숨어있는 마음명약 ‘회복탄력성’
[치유의 인문학] 내 몸에 숨어있는 마음명약 ‘회복탄력성’
  • 승인 2022.1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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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회복탄력성'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이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그 용어가 상담심리학에서 매우 비중 있게 다루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상담심리학에서는 '회복탄력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린다. '개인이 역경, 트라우마, 위협 등의 스트레스원을 만나게 되었을 때 적극적인 행동적응양식을 보여 주는 역동적인 과정'. 이를 좀 더 쉽게 풀이하면 '다시 되돌아오는 경향' '회복력' '탄성' 등 스트레스나 역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시련을 견뎌 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핵심은 마지막 문장에 있다. '시련을 견뎌 낼 수 있는 능력'. 이 문장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핵심이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나는 시련과 절망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삶의 게임 속 필수 아이템이다. 우리 삶과 시간의 중간 중간에 잘 맞춰진 타이머처럼 작동되어 참 기막히게 나타난다. 때론 지뢰 3개가 동시에 터지기도 하고 때론 한 개만 터지기도 한다. 여기에서 '지뢰'는 당연히 시련과 절망이다. 어찌 지뢰만 있겠는가? 삶의 설계자들은 지뢰의 반대개념인 기쁨과 환희라는 '축포'도 사이사이에 넣어놓았다. 삶을 포기하지 말란 의미다. 축포 3개가 동시에 터지는 기쁨도 있고 한 개만 터지기도 한다. 물론, 드물지만 지뢰와 축포가 전혀 터지지 않는 삶도 있다.

지뢰와 축포는 절대 공평하지 않다. 삶 속에서 만나는 인생의 축포는 분명 축복이지만 지뢰는 비극이다. 문제는 이 지뢰를 만났을 때 우리가 반응하는 마음의 태도다. 그 태도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기쁨을 느끼는 마음은 모든 사람이 유사했다. 그러나 지뢰를 만났을 때 반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절대 똑같지 않았다. 개인별 대응 편차가 너무 많이 달랐다. 필자는 여기에 주목했다. 지뢰에 반응하는 개인의 편차는 왜 생기며 특히, 이것을 극복하는 마음은 왜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 것일까를 오랫동안 주목했다. 또 그것을 극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만약 의료계에서 시련과 절망을 극복하는 신비의 명약만 만들어 낸다면 노벨의학상은 분명 따 놓은 당상일 것이다.

지금부터 신의 영역을 살짝 엿보자.
우리가 물리적 운동이나 일을 심하게 하면 몸이 다친다. 몸에 난 상처는 스스로 치유력을 발휘해 빠르게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시킨다. 신이 살아있는 생명을 만들고 난 후 스스로를 치유 할 수 있는 재생능력을 준 것은 분명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몸에만 이런 기능을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마음에도 이런 자가 치유능력을 심어놓았다는 것이다. 이 중요한 치유력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옛날 어릴 때 보물찾기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귀하고 비싼 보물은 선생님께서 찾기 어려운 곳에 선생님께서 꼭꼭 숨겨놓았던 기억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마음의 자가 치유력이라고 하는 '회복탄력성'은 마음의 심연이라는 곳에 꼭꼭 숨겨져 있다. 그래서 찾지 못하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아무리 큰마음의 상처를 입고 회복불가능 할 것 같은 사람도 이 '회복탄력성'만 찾으면 정말 기적처럼 정상으로 돌아온다.

우리 같은 상담심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가지고 있는지를 모르는 자가 치유능력인 '회복탄력성'을 마음치유라는 CPR로 사람들을 회생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심리 상담을 오랫동안 해본 사람은 안다. '회복탄력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선 1톤 분량의 자기계발서를 읽어야만 바꿔진다는 것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마음하나 바꾸는데 이렇게 힘들면 누가 도전하겠는가? 그래서 신은 기막힌 지름길을 또 설계해 놓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지름길의 핵심 키는 '삶의 의미'와 '생존의 이유'란 이름의 마음가짐이고 '집중' 과 '몰입'이 몸가짐이다.

삶의 의미는 회복탄력성의 눈에 보이는 치료약이다. 삶의 의미와 생존의 이유를 선명하게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왠만한 시련과 절망은 문제도 안된다. 그만큼 강력한 면역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같지 않다. 그래서 신은 집중과 몰입이라는 현실적 방법을 처방했다. 집중과 몰입은 우리가 가진 몸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인데 정말 치유효과가 빠르다. 신은 우리에게 말한다. 해답은 이미 주어져있다고. 다만 최소한의 노력은 우리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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