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률] 대한민국은 개싸움 중
[생활법률] 대한민국은 개싸움 중
  • 승인 2022.1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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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대구 형사·부동산 전문 변호사
뉴스를 보니 ‘개를 돌려주네 마네’, ‘개를 동물원에 보낸 것이 학대다’, ‘빨리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내용 및 풍산개가 끌려가는 장면이 나온다(사람 입장에서는 인도하는 장면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개 입장에서는 끌려 다닌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그 외에도 압수수색, 빈곤포르노 등 각종 정치 뉴스가 쏟아진다.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에게는 허튼 소리고 치졸한 개싸움처럼 보인다. 개가 싸워도 개싸움이고 개를 두고 싸워도 개싸움이고 사람답지 않게 싸워도 개싸움이고, 개싸움이라고 불리면 그 싸우는 주체도 수준 낮은 개 취급을 받을 수 있다.

개는 사람과 교감하고 집 안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아 일반 동물과 다른 취급을 하여 반려동물이라 칭하는 경우가 많다. 동물은 사냥, 사육, 이용의 대상으로 점점 바뀌었고, 그 중 일부는 애완동물, 반려동물이라는 호칭까지 얻게 됐다. 국어사전에 ‘애완동물’은 ‘특별히 사랑하거나 귀여워하여 가까이 두고 다루거나 보기 위해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라고 돼 있고, ‘반려동물’은 ‘가족처럼 생각하여 가까이 두고 보살피며 기르는 동물’이라고 되어 있어 그 명칭이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바뀐 점만 보아도 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법에서는 2013. 8. 13.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 처음으로 ‘반려’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민법 제98조는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물건이라고 하고, 동물은 유체물에 해당하므로 비생명체 물건과 같이 취급된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어 이를 일반 물건과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많아 현재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개정안이 제출되었으나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의 법률체계 아래에서 반려견이 피해를 당하였을 때의 위자료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살펴본다. 주인이 아닌 반려견이 직접 소송의 원고가 되고 위자료 소송이 가능할까? 소송은 원칙적으로 사람, 법인, 법인과 유사한 단체만이 할 수 있는데 동물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반려견은 직접 소송을 할 수 없다. 과거 고속열차 천성산터널 공사금지가처분소송에서 터널 공사로 도룡뇽이 피해를 입는다면서 도룡뇽과 그 친구들(환경단체 관계자들) 명의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도룡뇽은 소송을 제기할 법인격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소송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본안 판결을 하지 않는 법원의 결정)했다.

반려견이 중대한 피해를 입었을 때 ① 소유자 본인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및 반려견 자신의 피해에 대한 반려견의 위자료가 문제된다.

현재 판결례를 종합하면 반려견이 다쳤을 경우 주인의 위자료는 통상 50만원 전후이고, 반려견이 사망한 경우 약 300만원 전후 인정되며, 이는 순수한 인간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이다. 반려견이 직접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망 순간 반려견 자신이 당하게 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현재의 법률시스템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반면 사람이 사망한 경우 망인 위자료 최고 1억원 및 가족의 위자료 약 1천만원 정도가 동시에 인정된다. 현재까지의 판결은 ‘애완견’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인데 ‘반려견’의 관점이 널리 확산된다면 장래에는 위자료 금액이 더 높아질 것이고, 반려견 자체의 위자료도 인정될 수도 있다.

대통령 반려견으로 돌아가보자.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에 제6조의3에 ‘동물 또는 식물 등이어서 다른 기관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것인 경우에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이관하여 관리하게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지금도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얼마든지 문대통령이 풍산개를 문제없이 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를 두고 싸우고 최종적으로는 동물원에 보낸다고 하니 이 건을 둘려 싼 모든 관계자들의 인식은 아직도 풍산개를 바라보는 시각이 가족의 시각인 ‘반려견’ 명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일반 동물’ 내지 ‘물건’의 시각에 머물러 보인다.

국민들은 인간답게 살고 인간답게 싸우길 바라고 나라의 지도자나 지도자였던 사람들이 개가 되지 않길 바라는데 온 천지에 개싸움, 닭싸움 뿐이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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