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폐기물 다 모으려는 것
한 곳 더 늘면 경북에만 네 곳
안강선 매연·악취로 집단 이주
주민 90%가 반대하는데 굳이
업체, 주민에 협박성 고소해”
포항 북구 청하면에 의료폐기물처리시설 설치가 추진(본지 11월 17일 10면 보도)돼 이 지역 주민 90%가 반대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혐오시설이 굳이 포항에 필요하냐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21일 포항시와 청하면 의료폐기물 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포항의 경우 의료폐기물이 1일 5t도 나오지 않는데 이 시설 설치를 밀어붙이는 A업체는 처리용량 48t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전국 모든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폐기물을 받고 격리의료폐기물 및 조직물류폐기물 7종 모두 다루려고 한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미 경북에는 안강을 포함해 총 3곳의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이 있고 이 시설 3곳에서 상당량의 전국 의료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서울·경기 등 대형병원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도 경북처럼 의료폐기물처리시설 3곳이 있는데 포항에 이 시설이 생기면 수도권 보다 대형병원은 적은데 의료폐기물처리시설만 1곳 더 늘어난다.
주민들은 이미 경북에 3곳이나 이 시설이 있고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의료폐기물을 굳이 포항으로 가져오는 것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혐오시설 설치로 안강의 경우 주민들이 집단 이주했다고 대책위는 주장한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시설이 설치된 안강 바로 앞 주민들은 집단이주를 했다. 그만큼 시설 매연, 악취 등으로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감염우려도 있다”면서 “누구나 안강 이 시설 인근을 가면 바로 느낄 수 있고 청하에 시설이 설치되면 흥해읍, 신광면은 물론이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양덕동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업체는 주민들이 합당한 반대를 하니깐 반대 현수막에 강한 글귀와 이미지를 표현했다며 경찰에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내용증명서도 보내 오고 있다. 이는 주민들을 협박하는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이 시설이 굳이 포항에 필요없다는 건 조금만 들여다보면 누구나 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연대 등도 반대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사업 추진이나 허가에 있어 주민 수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업체와 주민들 중 누구 편에 설 수는 없고 여러 사항을 검토 중이다”면서 “사업에 있어 주민 수용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신중히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기자 i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