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자적 핵 개발 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사설] 독자적 핵 개발 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승인 2022.11.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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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과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을 참관했다. 그 자리에서 김정은은 끝까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그들의 7차 핵실험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제 우리로서는 북한의 핵 위협이 가상의 우려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도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날 김정은은 딸의 손을 잡고 ICBM 발사장을 바라보며 ‘후대들의 밝은 웃음을 위하여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다. 이를 두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편집장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대를 이어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논평했다. 북한이 이러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시도나 유엔의 제재 같은 주장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한가한 소리로만 들린다.

북한이 핵 개발을 시작했을 때 한국 내 일부는 북한 핵이 자위적인 수단이라거나 대미(對美)용이지 결코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만 해도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라도 할 듯 국민을 오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까지 한 상황이다. 핵이 없는 한국이 북한의 핵 노예가 되고 만 것이다.

어제만 해도 주요 7개국(G7)은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중대 조처’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이상 유엔 제재도 별다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미국은 한미훈련을 강화하고 핵우산 제공을 언급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핵 재배치, 전술핵 공유, 나아가 자체 핵무장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해 12월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가 한국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71%가 핵무장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이런 경향이 더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사정을 고려할 때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위적 수단의 핵 개발 논의는 반드시 공론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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