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대구가 해온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
[대구논단] 대구가 해온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
  • 승인 2022.11.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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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지난 7월 1일 취임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당 대표, 대통령선거 예비 후보 등을 경험한 이른바 거물급 인사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미루어 볼 때 그는 국회와 윤석열 정부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폭넓은 인맥과 다양한 경험은 대구 시정을 펼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미래 50년’이라는 멋진 구호 아래 도심의 획기적인 발전, 세계로 열린 대구, 삶의 질 개선 등을 공약하였다. 이와 같은 구호에 근거하여 50대 공약을 요약하여 ‘미래번영 대구’, ‘혁신·행복 대구’, ‘글로벌 대구’의 3대 시정목표를 설정하였다. 그러나 이들 공약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구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구 미래 50년’과 그가 제시하고 있는 실천 전략은 서로 잘 어울리지 않으며, 한 가지만 예를 들면, 대구 공항 후적지를 두바이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두바이는 도시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스러우며, 왜 대구방식으로 하지 않고 두바이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홍준표 시장의 공약과 비전은 2가지 측면에서 의문점이 있다. 우선 대구의 핵심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부족하고, 또 하나는 미래 50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부족하다. 대구는 지금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데 겉으로 보이는 피부미용 시술만 하는 꼴이다.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전국 광역시 중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992년 이후 연속해서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다. 각종 경제지표를 전국 대비로 보면 지역 총생산은 3.0%, 제조업체 수는 4.7%, 수출은 1.2%, 수입은 0.9%, 경제활동인구는 4.4%로 초라한 성적이다. 1970년대 섬유를 포함한 경공업이 호황일 때 전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형편없으며, 대구경제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 비전이 부족하다.

대구의 몰락 원인은 첫째, 동구, 북구, 서구를 관통하는 금호강과 낙동강 변에 자리 잡은 부품 소재 산업, 섬유 공단과 염색공단의 구조개혁 실패이다. 북서 지역 공단들은 낙동강의 수질오염은 물론 겨울철 북서풍의 영향으로 대구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둘째, 고속철도가 지상으로 지나가는 구도심인 대구역 부근은 거의 피폐해져 있고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반월당 지역으로 도심이 점차 바뀌고 있어 구도심 공동화가 가속되고 있다. 셋째, 도청의 안동 이전, 도심 공항의 의성 군위 이전, 대구시청사의 이전, 수돗물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곳에서 물 산업 추진과 상수원 이전 등 대구의 경제 회생과는 큰 관계가 없는 문제에 대해 밤낮으로 골몰하고 있어서 대구의 몰락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대구광역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일차적으로 정치문제이며, 1995년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래 계속해서 집권하고 있는 ‘국민의 힘’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이처럼 한심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시정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구 미래 50년’ 청사진을 어떻게 설정하며 어떤 정책을 시행하여야 할 것인가? 대구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첫째, 부산 경남과 협력하여 낙동강 물 살리기 사업과 함께 대구역에서부터 서대구에 이르는 대구의 경제 심장을 교체하는 대수술을 단행하여 지역 산업구조를 섬유와 염색산업 중심의 경공업에서 ‘태양에너지 산업을 포함한 국가 디지털 산업공원’으로 전환하여 경제부흥은 말할 것도 없고 금호강, 낙동강 수질 개선과 함께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구의 대기오염 문제도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구도심 공간 부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 도심의 회생 없이 대구경제발전은 어려우며, 이것이 바로 홍준표 시장의 성공과 직결되며, 화려했던 대구의 영화를 되살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발전과 직접 관련이 적은 시청사이전, 도심 공항 이전, 상수원 이전 등에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전심전력하여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청년들이 스스로 자기 일자리를 만들고 대구시가 임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역구독경제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대구광역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구조 전면 개편이며, 대구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정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 ‘Powerful 대구’를 넘어 Dynamic Korea를 주도할 수 있는 ‘Energetic 대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험 많은 홍준표 시장에게 거는 기대이자 미래 대구 50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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