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與, 국조 등 묶어 시간 끌기”
오늘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 넘길 듯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 단 하루 앞으로 다가온 1일 여야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고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주호영·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정국 해법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용’으로 규정, 강행 처리 시 국정조사 진행이 어려워질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하며 ‘선(先) 예산안 처리’를 거듭 압박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라는 여야 합의는 이재명 방탄용 정쟁 유발을 위한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가리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했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실질적 출범을 알리는 내년 예산안 처리에 협조해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한다는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예산이 제때 의결돼 필요한 곳에 들어가지 않으면 경제의 어느 곳에서 탈이 날지 모른다”며 “민주당은 제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해임건의안은 뒤로 미루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및 예산안은 전혀 별개 사안인데도 여당이 이를 정략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조사, 이 장관 해임 건의안, 예산안 처리를 한데 묶어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며 “역대로 이런 무책임한 집권 여당이 있었나 싶다. 국민의힘은 ‘정쟁 전문당’이 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여야 공방전 속에 다음 날인 2일까지인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은 사실상 지키기 어려워졌다.
우원식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전날 밤늦게까지 그간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감액 심사 과정에서 의결되지 못하고 보류된 사업 예산 115건을 협의했지만, 결국 전체 합의에 실패했다.
전날로 예결위 활동 기한이 종료되면서 아직 합의되지 못한 쟁점 예산 협의는 원내 지도부 및 예결위 간사 등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이른바 ‘소(小)소위’에 넘어갔다.
현실적으로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인 2일은 물론 정기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9일까지도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류길호기자 rkh615@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