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사회 “2차 의료기관 몰락한다면 건보 재정 파탄 날 것”
대구시의사회 “2차 의료기관 몰락한다면 건보 재정 파탄 날 것”
  • 조재천
  • 승인 2022.12.0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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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료 발전 심포지엄
2차 종합병원 역할·입지 축소
“중증도 따라 1~3차 치료해야
3차 의료기관 과밀화 해소”
“의료전달체계 붕괴, 정부 탓”
“우리나라 2차 의료기관(종합병원)의 현재는 오늘 날씨처럼 춥습니다. 과거는 괜찮았지만, 미래는 없습니다.”

대구시의사회가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한 ‘지역 의료 발전 심포지엄’을 3년 만에 다시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2차 의료기관 역할 강화를 통한 지역 의료 전달 체계 개선’을 주제로 지난달 30일 진행됐다. 패널들은 환자가 중증도에 따라 1~3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계와 시민, 중앙 정부·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은 1차 동네 병·의원과 3차 상급종합병원 사이에서 허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구에선 종합병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환자들이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기를 과도하게 선호하는 경향도 2차 의료기관의 역할과 입지를 좁히고 있다. 지역 의료 전달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류현욱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장은 “대구 응급의료센터의 과밀화는 전국에서 가장 심하다”며 “광주와 비교하면 대구 인구가 100만 명이 더 많음에도 권역 및 지역 응급의료센터 수는 6개로 같다. 지역 응급의료기관은 대구 12개, 광주 17개로 오히려 광주가 더 많다. 대구에 2차 의료기관이 부족한 것도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쏠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곽동협 곽병원 원장은 2차 의료기관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자생하고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2차 의료기관의 몰락은 우리나라 의료 전달 체계의 몰락이고, 국민의 의료비 상승과 건보 재정의 파탄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2차 의료기관의 역할은 3차 병원과 수도권 병원 쏠림 현상으로 붕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차 의료기관이 1~2차 의료기관 역할까지 담당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곽 원장은 “경증·중등증인 장기 입원 환자는 3차가 아닌 2차에서 치료하는 게 맞다고 본다. 1차에서도 입원이 필요한 경증·중등증 환자는 2차로 보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3차 의료기관은 과밀화가 해소되고, 본연의 업무인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3차 의료기관이 더 이상 병상 확충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구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우세하다 보니 2차 의료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가 어렵고, (이런 상황을) 한 번에 바꾸기도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료 전달 체계가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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