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이하 열에 오래 노출 시
홍반·색소 침착·붉은 반점 증상
수돗물로 씻어 열기 낮춰줘야
치료할 땐 압박 방식·실리콘 겔
매일 12시간씩 6개월 써야 효과
관절 부위 다치면 움직임 문제
수술적 치료로 기능 문제 해결
# 대구 동구에 사는 대학생 박 모(24) 씨는 최근 몸에 핫팩을 장시간 대고 있다 저온 화상을 입었다. 핫팩을 댄 피부 주변이 가렵고 따가워서 육안으로 확인해 보니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던 것이다. 물집 등이 나타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박 씨는 가족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고, 저온 화상 진단을 받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화상은 100도 이상 뜨거운 열에 의해 피부가 손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저온 화상은 40~50도의 열에 오랜 시간 노출돼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저온에서도 장시간 피부가 노출되면 피부 온도가 상승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작은 화상이라고 해서 자가 치료를 하면 상처가 악화할 수 있다며 초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 화상의 원인과 증상
화상은 뜨거운 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전체의 약 85%를 차지한다. 불에 의한 화상은 13% 정도다. 화상은 온도가 높을수록, 노출 시간이 길수록 통증과 화상의 정도가 심해진다. 일반적으로 70°C에서는 피부가 조금만 닿아도 2도 이상 화상을 입게 되고 60°C 8초, 50°C 3분, 44°C에서는 1시간 정도 지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핫팩, 전기장판 등 온열 기구·제품의 잘못된 사용으로 저온 화상을 입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피부가 약한 노약자, 영유아, 아토피 환자, 과음한 사람은 피부 감각이 떨어져 온열 기구·제품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핫팩의 경우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피부에 노출될 경우 저온 화상을 입을 수 있어 피부에 바로 닿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온 화상은 고온 화상처럼 증상을 바로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 간과하기 쉽다. 40~50도에서 피부의 노출 시간이 짧으면 통증만 느끼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1도 화상, 심할 경우 2도 화상 이상도 입을 수 있다. 같은 온도라도 피부의 노출 시간이 다른 경우 노출 시간이 긴 부위의 화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저온 화상은 열성 홍반, 색소 침착, 붉은 반점 등 증상으로 나타나며, 가려움증이나 물집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 화상 응급 처치법은
화상을 입었을 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 조치법은 수돗물에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열기를 낮추는 것이다. 수돗물은 잔류 염소 성분이 있기 때문에 세균이 잘 살지 않아 깨끗하다. 여기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하이드로콜로이드라 불리는 상처 치료제를 붙이는 것이 좋다. 이 치료제는 찰과상인 경우 효과가 좋지만 접착식인 특성상 상처 부위가 넓으면 이를 떼어 낼 때 피부가 일부 떨어지거나 물집이 제거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처 치료제를 도포한 뒤에는 그 위에 폴리우레탄 폼 드레싱을 덮고 밴드나 붕대로 고정하면 된다. 상처에 직접 닿는 면은 오염이 되면 안 되므로 손가락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화상 치료 과정
화상 치료에서는 상처 회복과 흉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 방법은 화상 범위가 넓은 경우 물리적으로 압박을 가해 흉터가 올라오는 것을 억제하는 압박 치료 요법과 시중에 판매되는 실리콘 겔 시트 사용이 있다. 이 제품들을 6개월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프락셀 레이저로 콜라겐 활성도를 낮추면 6개월 동안 흉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6개월이 지났다면 흉터가 성숙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방법으로 흉터를 제거해 미용을 개선할 수 있다.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있을 땐 주사적 치료로 증상을 없앨 수 있다.
△ 화상 흉터 관리
어릴 때 화상을 입어 흉터가 남게 되면 외모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지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가벼운 흉터는 자가 치료도 가능한데, 이때 상처 밴드와 흉터 밴드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상처 밴드로 치료 후 상처가 다 나으면 흉터 밴드를 사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
화상으로 인한 색소 침착은 레이저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색소 침착은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일 수 있어서 색소 침착이 나타나더라도 바로 레이저 치료를 하지 않고 몇 달 정도 기다려 본 뒤 치료받는 것이 좋다.
심한 화상을 방지하는 중요한 시기는 첫 1주다. 일반적인 심재성 2도 이하 화상은 2주 안에 다 낫기 때문에 초반 1주 동안 꾸준히 관리받아야 한다. 만약 관리가 잘 안 돼서 염증이 생긴다면 상처가 깊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화상 흉터 수술
흉터 성형 수술은 흉터 조직을 수술적으로 제거하고, 그 주변에 정상 조직을 당겨 모으는 것이다. 기능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도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가령 관절 부위에 흉터가 생기면 관절을 펼치거나 굽히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수술적 치료로 해당 관절을 정상적인 위치까지 벌릴 수 있도록 한다.
중증 화상의 경우 죽은 조직이라고 하는 가피가 형성되는데, 이는 1~2주에 걸쳐서 가피 제거 수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가피 제거 후 아래쪽에 육아 조직이 잘 자라 있으면 마지막 단계로 피부 이식을 시행해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 피부 이식 후 2주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조재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