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정치 참사
[천자만필] 정치 참사
  • 승인 2022.12.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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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고 7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뉴스에서는 ‘깜짝회동’, ‘극적합의’등의 단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야당과의 협치, 그 의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협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여야가 처음으로 극적 합의한 사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이다. 정부는 처음부터 국정조사를 반대했지만, 국민 여론과 야당의 요구로 국정조사는 지난 11월 극적으로 합의된다. 그리하여 11월 24일부터 2023년 1월 7일까지 45일 동안 관련 기관 보고와 질의, 증인·참고인 신문 등을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 11일 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에 반발해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전원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국정조사의 전제조건이었던 예산안 처리도 기약 없이 평행선만 달리게 됐다.

어느 쪽의 책임이 더 큰 것인지를 따지기 전에 일단, 현재 국내 정치상황은 막장정치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애초에 정부·여당이 이상민 장관 등 몇몇 참사 책임자들에 대해 인사조치를 취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권 내에서도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선 진작에 사퇴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야당도 무책임하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일단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으면 참사 진상규명에 먼저 집중하고, 책임자들을 가려낸 후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해도 됐을 일이다.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 조금의 양보도 없이 여당은 정권을 믿고, 야당은 거대 의석수만을 믿고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해 보인다. 정부가 만약 진정으로 예산안 처리를 걱정한다면, 그리고 야당이 진정으로 참사 진상규명을 걱정한다면 지금과 같은 행태는 아니지 않는가!

대한민국은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정치적 반대자들은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닌 협상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모든 것을 고발하고 수사하고 구속해서는 이 혼란은 끝이 나지 않는다. 더더군다나 그 심판자 또한 정의롭지 못하면 혼란을 넘어 피가 피를 부르는 끔찍한 정치 참사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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