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과 공동체치안
자치경찰과 공동체치안
  • 승인 2022.12.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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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1980년대는 경찰이 범죄와의 투사(fighter) 또는 치안유지자였다. 즉, 경찰은 도둑을 잡고, 순찰을 열심히 해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과제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22년 12월 현재,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그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이제 경찰은 지역사회 문제 조정자 또는 해결자(problem solver)로서 시민들에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즉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범죄와 각종 위험 상황, 심지어는 생활민원이나 법률상담까지 요청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현대 경찰을 ‘거리의 판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역사회의 많은 일들을 경찰이 관여하거나 해결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와 소통하고 협력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대 경찰활동의 가장 좋은 전략은 지역사회로부터 여러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찰관의 도보 순찰, 시민 친화적 접촉 강화 등이 포함된다.

작년 7월부터 실시된 자치경찰제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여러 가지 자원들과 인프라를 활용해 주민 생활안전과 밀접하게 관련된 치안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생활안전, 교통문제, 아동·청소년·여성·노인 등 사회적 약자보호 등이 자치경찰의 주요 업무이다.

그러면 자치경찰은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지역내 모든 기관과의 소통과 협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대구시 자치경찰이 출범한 이후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셉테드) 사업은 주민자치행정과 경찰행정의 우수한 협력사업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과 수성경찰서에서 합심해서 설치한 신매역과 사월역의 ‘안심 거울’, 대구 서구청과 서부경찰서, 서구의회가 협력하여 만든 ‘스마트 안심 정거장’은 어두운 거리를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만든 우수한 협업 프로그램이다, 또한 대구중부경찰서의 안심 귀갓길인 ‘여보야 사랑길 프로젝트’, 대구강북경찰서의 여성안심 ‘샛별로’ 프로젝트, 달성군의 여성이 안전한 골목길 조성 ‘초롱길’ 사업은 협력치안, 공동체 치안의 우수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살인, 강도, 성폭력,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는 줄고 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지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망이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혼자 힘으로는 온전하게 자신을 지키기 어렵다. 누군가가 도와 주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파출소와 지구대가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와 소통하고 협업하여 위기가구에 대한 안전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파출소와 지구대는 112 신고시 신속한 출동은 물론이고, 범죄예방 순찰을 강화해서 지역사회 안전에 집중해야 한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의 순찰은 범죄를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고, 지역주민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이다. 하지만 한정된 경찰인력으로 넓은 지역을 효과적으로 순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자율방범대, 해병전우회,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의 우수하고 사명감있는 주민단체와의 공동체치안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지역사회안전의 핵심이다. 제대로 된 ‘공동체 치안’을 만들어야 한다. 파출소장과 지구대장은 지역주민들과 소통과 협력을 잘 하는 경찰 일꾼이어야 한다. 이 부분은 일선구청과 행정복지센터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부녀회 등 지역의 다양한 협력단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일은 혼자서 하면 잘 하기 어렵다. 하지만 함께 하면 힘이 덜 들고, 더 잘 할 수 있다. 지역의 문제, 특히 안전문제는 지역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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