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의지도 만들어진다
[치유의 인문학] 의지도 만들어진다
  • 승인 2022.12.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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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혹시 가두리 방법이라고 들어보았는지, 예전에 읽었던 어느 책에서 작가 이외수는 글을 쓸 때 조용한 시골집에 들어가 문을 밖에서 잠그도록 하여 스스로 안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이 가두리 요법은 스스로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혹은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현실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한다.

또 어느 한 선생님은 아침마다 맨발로 걷는 것을 블로그에 매일 올린다.

내용을 보면 그리 특별하지도 길지도 않다. 다만 아침에 맨발로 공원을 걸은 내용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 글을 보자면 쉬지 않고 지속하는 의지가 존경스럽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림으로써 공표효과나 스스로의 약속을 다짐하는 계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무척이나 바쁜 하루를 보내었다. 아침 강연 이후,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기 위하여 다닌 커피숍만 4곳이었으니, 거의 카페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필자도 사람인지라 에너지를 평소보다 많이 쓴 다음 날 아침은 일어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마다 나오겠다는 약속의 힘으로 모자를 눌러쓰고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 공원. 나오면 무조건 잘 나왔다는 생각이 앞선다. 몸에 묵은 독소를 디톡스하기 위해 아침 공원걷기는 참 좋은 습관이다.

어제의 무거웠던 생각의 짐들을 걸으면서 버릴 수도 있고, 오늘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걸으면서 앞사람의 걷는 모습을 가만히 본다. 뒷모습만 보아도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알 수 있다.

천천히 걷는 사람, 빨리 걷는 사람, 손을 힘차게 흔들며 걷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등등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보인다.

천천히 걷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확률이 높은 사람이고, 빨리 걷는 사람은 모든 일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고, 스트레스에 다소 취약할 수 있다.

필자가 감히 누가 더 좋고 나쁜지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 사람의 걷는 모습을 볼 때면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너무 힘없이 걷는 것은 아닌지, 신나게 활기차게 걷는지.

이왕 나온 거 더 열심히 걸어야 한다. 이왕 태어났다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하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고, 그 하루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바로 우리 자신이 정하기 때문이다.

아침 1시간 걷기 디톡스, 하루 24시간 중, 소중한 시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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