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월드컵이 끝나고
[데스크칼럼] 월드컵이 끝나고
  • 승인 2022.12.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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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가장 재미있는 결승전으로 기록될 만큼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성공적인 대회였다. 한국 선수들도 16강에 올라 국민들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했고 일본도 선전을 하는 등 아시아의 약진이 돋보였다. 가끔씩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보다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할 때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거칠게 발로 차야하는 축구의 특성상 격한 상태가 되는 건 이해하지만 불필요한 반칙과 시간 끌기는 앞으로 축구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 아닐까 생각해 봤다. 흑인 선수들이 우월한 운동신경을 갖고 있음을 전세계에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아프리카가 과거 월드컵까지 부진했을지 몰라도 본격적으로 선수들을 키우면 강팀이 될 수 있음을 각인 시켜줬다. 이미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흑인들이 절반은 넘는 것 같다. 각종 스포츠에서 귀화한 외국선수들을 활용(?)하는 일이 보편화 된 지금 우리도 나중에는 외국 출신, 또는 국내 다문화 출신을 영입하는 일도 머지 않을 수 있다. 지금도 어느정도 그렇지만 결국은 각 나라의 축구 실력은 평준화돼 경기당일 컨디션과 운에 따라 승부가 갈라질 것이다. 나라간의 국력은 아직 격차가 커지만 축구에서 만큼은 너도 나도 빌드업 축구에 다가선 것 같다.

준우승한 프랑스팀이 메달을 받고도 영 표정이 안 좋은 것이 이해 할 듯 하면서도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올림픽 은메달을 따면 동메달보다 더 상실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상대방을 축하해 주고 함께 세계의 원탑, 투탑이 된 것을 기뻐하면 안 됐을까. 은메달을 따고 크게 기뻐하는 선수들도 많은 것 같은데 스포츠에서도 여유가 있는 선수들을 보고 싶다.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팀 호텔 청소를 담당하는 한 호텔리어의 글이 화제가 됐다. 일본 팀 선수들은 준비된 호텔 내부를 들어가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먼지 하나도 나오지 않도록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방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는 것이다. 쓰레기통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그 위에 산처럼 계속 쓰레기를 쌓았다고 글을 적었다는 것인데 확인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반면 한국팀 선수들의 숙소는 “누가 정리를 해준 것처럼 매일 아침 깨끗한 상태로 되어 있었고 아침 훈련을 나갈 때마다 정리한 채 꽃 훈련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돼 한국인들이 얼마나 청결한지 단 한 번에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선수들에게 (감사의) 코멘트를 남길 수 있는 작은 편지들을 우리 (청소)회사에 전달했다”는 글을 올리며 한국팀을 칭찬했다. 개인마다 자신의 방을 다루는 방법은 다르기때문에 일본 선수 전체를 폄하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대표팀이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주기위해 많은 노력을 한것은 사실인 것 같다.

제2의 샤라포바라고 불리는 영국의 테니스 선수 엠마 라드 카누가 있다. 엠마가 잠시 부진할 때 일부에서 비난, 엠마는 슬럼프에 빠졌다. 그녀는 1년의 고통 끝에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그것은 한 한국인 때문이었다. 그 한국인이 바로 손흥민이다. 엠마는 루마니아 출신 아버지와 중국 출신 어머니를 둔 아시아계 영국인이라 차별적인 악플과 여러 방해 공작을 겪었는데 그녀가 겪고 있는 최악의 상황을 먼저 이겨낸 손흥민을 보고 슬럼프 극복 의지를 불태웠다는 것이다. 그녀는 비슷한 시기에 열렸고 상금이 더 많은 일본 대회를 포기하고 한국을 찾아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티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가 있다. 나오미가 세계 랭킹 1위에 오르자 일본은 나오미를 도쿄올림픽 성화 최종 주제로 발탁하며 일본의 자랑스러운 간판 스타라고 칭송했다. 나오미가 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일본 여론은 무서울 정도로 그녀를 비난했다. “태도에 문제가 있다. 일본말도 제대로 못 하는 오사카 나오미는 이제 유통기한 지났다” 등등. 일본의 간판 스타가 졸지에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잘 할때는 칭송만 하다가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면 곧바로 돌변해 버리는 국민성이나 여론에 고통을 겪는 스포츠 스타들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번 월드컵에서도 초반에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불투명하자 악플을 단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악플을 단 사람들이 똑똑할지는 몰라도 아마 카타르 관중석에도 가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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