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은 월드컵
[수요칼럼]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은 월드컵
  • 승인 2022.12.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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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박사
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박사
지난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시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컵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칼리앙 음바페가 헤트트릭을 기록하면서 거칠게 추격해온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4대2로 따돌리고 우승하면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가 활약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 절심부심 끝에 36년 만에 월드컵을 가슴에 품었다. 아르헨티나의 수십만 국민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조성된 오벨리스크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아르헨티나 팀의 주장 메시는 그동안 월드컵과는 인연이 멀었다. 메시는 1956년 프랑스 축구 잡지가 만든 축구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운 상이라고 불리는 발랑도르상 7회 수상, 4개의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코파 아메리카 등에서 우승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메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결승전까지 진출하는데 큰 활약을 하면서 최고 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 볼을 수상했지만, 연장전 끝에 독일의 마리오 괴체 선수의 결승골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메시는 그의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으면서 아르헨티나 출신 대선배인 디에고 마라도나와 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의 반열에 올라섰다.

사실 카타르 월드컵의 최대 관심은 손흥민 선수가 이끄는 한국팀의 16강 진출 여부였다. H조에 속한 한국은 우르과이와 무승부, 이어 가나 전에서 2-3로 패배했다. 이번에도 강호 포르투갈 전에서 승리하고 우르과이와 가나 전의 골 득실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경우의 수가 적용되었다. 이처럼 16강 진출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순간 추가 시간 역습상황에서 손흥민이 단독 질주하여 포르투갈 수비수 3명의 빈틈 사이를 뚫은 절묘한 패스를 황희찬이 역전골로 만들면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비록 16강 전에서 네이마르가 이끄는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장벽에 막혀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크게 기뻐했다.

흔히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이번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전도 이 경우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3분 디 마리아가 얻은 페널티킥 찬스를 메시가 왼발로 차 넣어 1-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서 전반 36분에 디 마리아가 오른쪽에서 얻은 찬스를 추가 골로 연결시키면서 2-0으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아르헨티나에 끌려가던 프랑스의 반격은 후반 33분부터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음바페가 2골을 연달아 넣으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 전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선제골에 이어 핸드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음바페가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3-3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차기로 갔으며, 결국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승리하였다.

스포츠 대전인 월드컵은 올림픽, 세계박람회, 그리고 컨벤션 행사 등과 함께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메가 이벤트라 한다. 월드컵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하고자 국가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도시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아마도 월드컵 개최를 통해 생산성 유발효과, 고용창출과 관광수입 증대, 중계방송권 판매수입 등 유형적인 경제ㆍ산업효과 뿐만 아니라 개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교역 기회증대 등 무형적인 효과도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시대에 있어서 스포츠는 국위 선양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엘리트 스포츠에 치중한 면이 있다. 스포츠 메가 이벤트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국가적 공감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기여함으로써 공동체의식의 발전에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국가는 중요한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두둑한 포상금과 연금을 제공하였으며, 남자 선수들의 경우 병역 면제라는 특혜를 주었다. 반면 국제 스포츠 흐름을 읽지 못한 언론이 온갖 형용사와 경우의 수를 동원하여 국민들에게 잔뜩 기대감에 불어넣고, 국뽕에 취한 국민들도 경기에서 패배하면 애먼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화풀이하기 일쑤였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는 큰 발전을 해왔다. 엘리트 스포츠의 경기력 향상뿐만 아니라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국민들의 수도 많이 늘어났다. 국민들도 이번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승패를 떠나 경기 그 자체를 즐기면서 스포츠를 문화산업으로 받아 드리는 것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한다. 만 25세의 나이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여 차붐을 일으켰던 차범근,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 박지성(맨체스트 유나티이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RCD 마요르카) 등 선수들이 큰 몫을 했지만, 국민들의 응원과 축구협회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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